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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르베르트 디스 폴크스바겐 CEO가 3월1일 제네바모터쇼에서 'T-크로스'를 소개하고 있다. |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중심이 친환경차로 이동하고 있다.
지난해 폴크스바겐 배기가스량 조작사태가 불거지면서 각국 정부의 환경규제가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폴크스바겐 사태로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이 친환경차 개발에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친환경차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열릴 가능성도 높아졌다.
디젤차가 대세였던 유럽 자동차시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 친환경 전략 바꾼 폴크스바겐
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폴크스바겐은 오는 13일까지 열리는 제네바모터쇼에서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콘셉트카 ‘T-크로스’를 선보였다.
폴크스바겐은 앞으로 T-크로스의 가솔린모델, 디젤모델과 함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까지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폴크스바겐은 올해 제일 먼저 열린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도 친환경차를 선보였다.
주력 SUV 티구안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을 전면에 내세웠고 아우디는 수소연료전지 SUV ‘h-트론 콰트로 컨셉트’를 전시했다.
폴크스바겐은 지난해 배기가스량 조작 파문을 일으킨 뒤 디젤차에서 전기차로 친환경차 전략을 수정했다.
폴크스바겐은 2019년까지 10억 유로(약 1조3천억 원)를 전기차 개발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소형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개발해 전기 배터리만으로 최대 500km까지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폴크스바겐은 또 플래그십 세단 ‘페이톤’의 후속모델로 전기차를 내놓기로 했다.
◆ 공격적 친환경차 전략 내세우는 토요타
글로벌 친환경차시장을 주도해 왔던 토요타도 친환경차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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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치야마다 다케시 토요타 회장. |
토요타는 지난해 10월 ‘토요타 환경 챌린지 2050’을 발표하며 2050년까지 엔진만으로 달리는 자동차 판매대수를 ‘0’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2050년까지 내연기관 차량을 없애고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나 전기차로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우치야마다 다케시 토요타 회장은 “수년 동안 친환경차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지구환경은 나날이 악화하고 있다”며 “20~30년 앞을 내다보는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토요타는 2020년까지 하이브리드차 700만 대를 추가로 판매해 하이브리드차 누적판매 1500만 대를 달성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혼다는 지난달 2030년까지 친환경차의 매출 비중을 65%까지 끌어올리는 계획을 발표했다.
타카히로 하치고 혼다 사장은 “2050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0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 제네바모터쇼에서 친환경차 향연
제네바모터쇼에서도 친환경차가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제네바모터쇼는 디젤차의 천국으로 불리는 유럽에서 가장 먼저 열리는 모터쇼다. 그해 유럽 자동차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자리로 꼽힌다.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은 제네바모터쇼에서 소형 SUV부터 고급세단, 슈퍼카까지 다양한 차급에서 친환경차를 선보이고 있다.
BMW는 친환경차 ‘740e’와 ‘i8’을 선보였다. 740e는 BMW가 지난해 선보인 신형 7시리즈의 첫 하이브리드차다. i8은 하이브리드 스포츠카다.
BMW는 친환경 i브랜드의 기술을 나타내는 'i퍼포먼스(iPerformance)'를 발표하고 이를 고급세단 7시리즈와 결합한 모델을 내놓았다.
친환경 슈퍼카도 등장했다. 렉서스는 고성능 하이브리드차 ‘LC500h’를 공개했다. 최고출력은 354마력이다. 부가티는 최고출력 1479마력, 최고속도 464㎞의 성능을 자랑하는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치론’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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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가티 '치론'. |
◆ 친환경차시장 빨라진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폴크스바겐 사태로 친환경차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자동차시장에서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이에 맞춰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개선하려면 비용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반면 친환경차의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히는 가격은 정부지원과 관련 기술 향상으로 점차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각국 정부가 친환경차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는 점도 친환경차시대의 개막을 앞당기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저유가 기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각국 정부가 친환경차 보급에 다소 소극적이었지만 폴크스바겐 사태를 계기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업계의 다른 전문가는 “대기오염과 관련한 구매제한 정책, 도심 진입규제 등 친환경차를 판매하지 않으면 안 되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친환경차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