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사장은 앞서 5월 이마트 가양점 부지를 이마트로부터 6820억 원에 매입하고 본격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설립을 6월 말 완료했다.
프로젝트금융회사는 부동산개발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자금을 출자해 설립하는 회사다.
이마트는 부지 매각 뒤 신축할 건물 일부에 분양을 통해 재입점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매각 뒤 임차에 들어가는 세일앤리스백 방식이다.
윤 사장으로서는 2019년 말 매입한 CJ제일제당 부지에 이어 가양동에서만 두 번이나 큰 디벨로퍼 투자를 집행한 셈이다.
이마트 가양점 부지는 2만2871.3㎡로 준공업지역에 해당한다. 업무시설, 상업시설, 주거시설 등을 모두 지을 수 있고 9호선 증미역 바로 앞에 위치해 있어 입지도 좋다.
윤 사장이 2019년 말 매입한 CJ제일제당 부지 개발도 이마트와 관련이 있다.
현대건설이 1조500억 원을 들여 매입한 가양동 CJ제일제당 바이오연구소 부지 개발에 신세계프라퍼티도 참여한다.
이 부지는 10만3049㎡으로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4만7130㎡)의 2배가 넘고 현대건설과 신세계프라퍼티는 이 부지 개발을 위해 5월에 스타필드 등 복합쇼핑과 오피스, 상업시설을 결합한 복합시설을 짓기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윤 사장은 가양동 이마트 부지도 본격적 개발사업을 위해 사들였다.
예상 사업비는 3조3천억 원 규모이며 지식산업센터가 들어가는 복합타운을 조성한다는 계획아래 현재 인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가양동 이마트 부지는 마곡 MICE복합단지, LG연구개발센터, 마곡 M밸리 등 주요 업무·주거시설이 모인 곳으로 지식산업센터 수요가 높다.
현대건설과 이마트가 가양동 일대에 추진하는 대규모 복합개발사업은 두 회사의 사업전략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건설과 유통사업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한 기반마련으로 읽힌다.
현대건설은 부족한 서울의 택지를 확보면서 개별연계형 투자사업을 통해 부지매입부터 설계, 시공을 거쳐 운영까지 모든 과정도 확보해 지속적으로 현금흐름을 창출한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는 디벨로퍼의 전형적 사업모델이다.
이마트는 부동산을 매각해 확보한 자금으로 적극적 인수합병(M&A)에 나서고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시장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마트는 6월30일 3조4400억 원을 들여 이커머스업체인 이베이코리아 지분 80%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투입될 자금 마련을 위해 현대건설에 가양동 부지를 매각했으며 추가로 4천억 원가량의 회사채 발행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온라인 물류센터 확충을 위해 1조 원을 투자하고 추가적 인수합병을 과감하게 추진한다는 계획도 세워 둬 세일앤리스백 방식을 통해 자금을 지속적으로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나온다.
이마트는 성수동 본사건물의 매각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이를 통해 이마트가 최소 1조 원가량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윤 사장은 가양동 일대의 개발사업이외에도 서울의 호텔들을 인수하며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호텔 부지는 대부분 도심 역세권에 위치해 입지가 좋아 개발이익을 확보하는데 유리하다.
윤 사장은 웰스어드바이저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르메르디앙호텔을 7천억 원을 들여 인수했다. 이어 크라운호텔 인수협상도 막바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부지에 고급 주거시설과 오피스텔 등 복합상업시설을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
강남구 역삼동의 르메르디앙호텔은 강남 한복판에 있다. 이 부지는 1만362.5㎡으로 서울에서는 보기 힘든 큰 규모다.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크라운호텔 부지(7011㎡)도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B 개통 및 신분당선 연장사업 등이 예정돼 있어 최고의 입지로 꼽힌다.
윤 사장의 행보에서도 디벨로퍼사업을 향한 의지가 묻어있다. 윤 사장은 3월 대표이사로 선임된 뒤 첫 공식일정으로 고양시 신원동 삼송지구 내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 모델하우스를 찾았다.
당시 현장에는 문주현 엠디엠그룹 회장, 김병석 알비디케이 회장,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 등 국내 굵직한 디벨로퍼 경영인들이 모였다. 대형 건설사 사장이 모델하우스에 직접 방문하는 사례가 드물어 다른 디벨로퍼와 적극 소통하겠다는 뜻을 보여준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왔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국내투자개발실을 통해 부동산·인프라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마트와는 이해관계가 잘 맞아 떨어진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