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와 신한카드가 약 2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대리운전 시장을 놓고 한 판 대결을 벌인다.
카카오가 ‘카카오드라이버’를 출시하기로 했는데 신한카드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로 대리기사를 호출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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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
신한카드는 대리운전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최근 전국 6개 지역의 주요 대리운전업체와 업무협력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고 29일 밝혔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플랫폼 구축 등 작업의 진행속도에 따라 이르면 3월 안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카드앱’에 서비스를 추가하는 형태로 대리운전 호출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며 “사업모델의 준비상황에 따라 서비스 출시시기는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국내 카드업계 시장점유율 1위인 신한카드가 대리운전 사업에 나서는 데 대해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한카드는 국내 회원 수만 2200만 명에 이르며 이 가운데 카드앱을 쓰는 고객도 400만 명에 이른다”며 “국내 최대 카드기업이 사업확대를 위해 대리운전 사업에 나설 경우 대리운전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카오도 대리운전 서비스인 ‘카카오드라이버’를 올해 상반기 안에 출시하기로 이미 밝혔다.
모바일 서비스와 카드분야에서 국내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인 카카오와 신한카드가 약 2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대리운전 시장을 놓고 한 판 대결을 펼치게 되는 셈이다.
카카오의 ‘카카오드라이버’와 신한카드의 대리운전 서비스는 내용 면에서 차이가 있다.
카카오드라이버는 이용자와 대리운전 기사를 직통으로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서비스에 대리운전 업체를 완전히 배제하는 대신 대리운전 기사가 차지할 운임료를 높이는 전략을 쓴다.
카카오는 대리운전업계의 수수료가 평균요금의 20~30% 가량으로 높다는 점에서 이런 전략을 선택했다.
반면 신한카드가 구상하고 있는 사업모델은 대리운전업체가 중개자 역할을 맡는 방식이다. '골목상권'으로 분류되는 대리운전 시장에서 기존 업체들과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고 대신 협력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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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지훈 카카오 대표. |
이런 전략적 차이를 놓고 카카오와 신한카드 가운데 어떤 기업이 대리운전 서비스 경쟁에서 승리할지를 놓고 전망이 엇갈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가 ‘카카오드라이버’를 국내 4천 만 이용자가 사용하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과 연동하면 인지도 측면에서 크게 유리하다”며 “카카오드라이버가 고객과 대리기사를 직통으로 연결하기 때문에 카카오드라이버를 선택하는 대리운전기사도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대리운전 기사들이 카카오택시를 선택할 경우 사실상 개인사업자가 된다는 리스크를 떠안아야 한다”며 “'카카오드라이버'는 골목상권 침해소지도 안고 있어 카카오가 반드시 유리하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