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레이케미칼이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고 있는 데 대해 소액주주들이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도레이케미칼 상장폐지반대 주주모임은 29일 도레이케미칼의 회계장부 열람에 관한 가처분 소송을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동훈 도레이케미칼 상장폐지반대 주주모임 대표는 “도레이케미칼 소액주주인 김모씨가 도레미케미칼이 2014년 4분기에 기록한 대규모 손실의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회계장부 열람을 회사에 요구했지만 회사가 공개를 회피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도레이케미칼은 2014년 4분기에 아라윈사업부의 자산에 308억 원의 대규모 자산 손상차손을 반영했다.

도레이케미칼 상장폐지반대 주주모임은 자산 손상차손에 대해 회사 측에 3차례에 걸쳐 내용증명을 요구했지만 도레이케미칼은 내용증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레이케미칼은 “도레이케미칼은 2014년 4분기에 적법한 회계기준에 따라 자산 손상차손을 기록했으며 소액주주가 제기한 회계장부 열람에 대해 회사가 응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대규모 손실로 박탈당한 주주가치를 회복하기 위해 도레이케미칼에 중간배당도 함께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대규모 손실이 없었다면 그만큼 주주의 몫이 증가할 수 있었는데 도레이케미칼의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으로 주주 몫을 빼앗겼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도레이케미칼이 2014년 4분기에 대규모 자산 손상차손을 기록한 뒤 2015년 3월부터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고 있는 점도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도레이케미칼의 폐쇄적인 기업 지배구조 문제도 지적했다.

이 대표는 도레이케미칼이 지난해 주식을 공개매수하며 법률자문을 맡겼던 법무법인의 고문을 도레이케미칼의 사외이사로 두고 있어 상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도레이케미칼은 지난해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며 두 차례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당시 김앤장법률사무소는 도레이케미칼의 법률자문을 맡았다.

도레이케미칼은 2명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는데 이 가운데 한 명은 김앤장법률사무소의 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상법 제542조의8 ‘사외이사의 선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상장회사는 상장회사의 주된 법률자문·경영자문 등 자문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법무법인과 관련된 자를 사외이사로 둘 수 없다.

이 대표는 “도레이케미칼의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홍철근 감사를 해임하고 새로운 감사를 선임하는 임시주주총회의 소집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