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2021-07-08 14:2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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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비율 상한선이 올라감에 따라 신성이엔지와 지엔원에너지가 실적 증가의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8일 증권업계의 분석을 종합하면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비율 상한선을 10% 이내에서 25%이내로 상향 조정하면서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이 사업기회를 더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 (왼쪽부터)이지선 신성이엔지 대표이사 사장과 민경천 지엔원에너지 대표이사.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비율의 상한선을 올리는 내용을 담은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4월20일 공포했다. 앞서 국회는 3월24일 개정 법률안을 의결했으며 공포 6개월 뒤인 10월2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500MW(메가와트) 이상 발전설비를 보유한 발전사업자들은 신재생에너지의무사용제도(RPS)에 따라 의무적으로 총발전량의 일정량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해야 한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이 비율이 10%에서 25%로 올라간 것이다.
이번 법률 개정은 2012년 신재생에너지의무사용제도를 도입할 때 설정한 의무비율 상한 10%를 9년 만에 처음으로 높인 것이다. 정부는 이를 두고 중장기 신재생에너지발전비중 목표 실현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신재생에너지는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를 합쳐 부르는 말이다. 신에너지에는 연료전지, 수소에너지 등이 포함되며 재생에너지에는 태양광, 태양열, 바이오, 풍력, 수력 등이 있다.
이와 별도로 민간기업과 재생에너지사업자 사이 전력구매계약(PPA)을 허용하는 전기사업법 개정안도 지난 3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국내 재생에너지시장 활성화를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 정부가 2020년 12월 내놓은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한 것이다.
이에 따라 태양광 셀과 모듈을 생산하는 신성이엔지와 지열냉난방시스템·수열에너지사업을 벌이고 있는 지엔원에너지의 사업기회가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비율 상한이 늘어나면 발전사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그만큼 더 많이 구매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수요가 늘고 따라서 관련 발전설비 투자도 늘게 된다.
신성이엔지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관련 클린룸(반도체 소자나 직접회로를 제조하기 위해 미세한 먼지까지 제거한 작업실)사업을 주력으로 했다. 2016년 태양광 전문기업인 신성솔라에너지를 합병한 뒤 태양광 셀과 모듈을 생산하며 사업범위를 확장했다.
한국형 뉴딜정책 등 영향으로 태양광에너지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 전북 김제시에 연 700메가와트(MW) 규모의 태양광 모듈 생산라인을 추가로 증설했다. 2020년 12월 공장이 완공돼 재생에너지사업부문에서 연간 970메가와트의 생산라인을 갖추게 됐다.
이에 따라 신성이엔지는 충북 증평에 70메가와트, 음성에 200메가와트, 전북 김제에 700메가와트의 생산라인을 운용하게 됐다. 신성이엔지는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한 경쟁력 확보 및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신성이엔지은 앞서 3월19일 맥글로벌태양광에너지지수(MAC Global Solar Index)에 편입돼 글로벌 태양광업체로 평가받게 됐다. 이 지수는 미국의 대표적 글로벌 태양광 주식 지표로 글로벌 증시에 상장된 태양광 관련 기업으로 구성됐다.
미국 자산운용회사 인베스코가 운용하는 인베스코 솔라 상장지수펀드(Invesco Solar ETF) 등이 이 지수를 추종하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는 특정한 지수의 움직임에 연동해서 운용되는 인덱스 펀드의 하나로 거래소에 상장되어 실시간으로 거래된다.
이재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김제 모듈공장의 실적이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돼 그동안 영업적자를 보였던 재생에너지사업부문 실적이 개선될 것이다”며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비율 상향 등 정부 정책이 신재생에너지업계에 힘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고 내다봤다.
지엔원에너지는 국내 1위 2002년 설립된 지열냉난방시스템, 수열에너지 전문업체다. 연료전지사업도 하고 있다. 지열냉난방시스템은 지중의 에너지를 이용해 건물의 냉·난방 및 온수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수열에너지는 댐 또는 하천의 냉수를 활용해 건축물의 냉난방시스템에 이용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수열에너지시설 도입 시범사업은 그린뉴딜의 대표사업 가운데 하나로 2020년 6월 국무회의에서 발표된 ‘친환경 수열에너지 활성화방안’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에 환경부는 인천 종합환경연구단지, 한강물환경연구소, 한강홍수통제소 3곳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2027년까지 3027억 원을 투입해 강원도 춘천에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도 조성하기로 했다,
지엔원에너지는 서울 잠실 제2롯데타워, 서울시 신청사, 한국전력 신사옥, 네이버 제2사옥, 경북 도청사 등 주요 랜드마크 프로젝트의 지열냉난방시스템을 수주해 시공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 및 공공기관 주도 대형 프로젝트가 시행될 때 수주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예상됐다.
최재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엔원에너지는 정부에서 추진하는 수열에너지사업 등 공공 프로젝트를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신재생에너지시장 확대에 따른 구조적 성장이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