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용 GS건설 사장이 플랜트 사업의 경쟁력을 앞세워 중동에서 실적 견인에 나선다.
임 사장은 지난해 GS건설의 플랜트 매출을 2014년보다 16.8%나 늘리는 성과를 냈는데 올해도 ‘플랜트 경쟁력 강화’로 성장세를 이어가는 데 주력한다.
임 사장은 올해 해외시장 전략을 발표하며 “GS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등에서 대형 플랜트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며 “대형화 추세에 있는 프로젝트의 수행관리 능력을 배양해 경쟁력을 계속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중동은 저유가에도 불구하고 올해 석유제품 관련(정유, 가스, 석유화학) 플랜트 발주를 늘릴 계획을 세워놓고 있어 GS건설이 수혜를 볼지 주목된다.
◆ GS건설, 플랜트 경쟁력 확보해
24일 GS건설에 따르면 회사 창립 뒤 지금까지 44개 나라에 진출해 모두 528억 달러의 공사를 수주했는데 이 가운데 플랜트 수주규모가 422억 달러로 전체 수주액의 80%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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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용 GS건설 사장. |
GS건설은 중동에서만 272억 달러를 수주해 중동이 전체 수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GS건설은 플랜트를 주력사업으로 하는데 중동에서 가장 많은 플랜트 발주물량이 나오기 때문이다.
GS건설은 계열사인 GS칼텍스 등 정유기업과 협력해 정유와 가스, 석유화학 플랜트 분야에서 엔지니어링 기술력을 강화하며 플랜트 건설 경쟁력을 다졌다.
GS건설은 2009년 오만에서 가스 플랜트를 수주한데 이어 2010년에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EVA수지 생산 플랜트, 그린디젤 프로젝트 등 모두 18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플랜트 사업을 수주했다.
GS건설은 고도화설비 분야에서도 다른 기업보다 경쟁력 우위에 있다고 평가된다. 고도화설비는 원유 정제과정에서 생산되는 값싼 중질유를 재처리해 부가가치가 높은 휘발유와 등유, 경유 등으로 바꾸는 설비를 말한다.
GS건설은 2012년 아랍에미리트의 국책사업 가운데 하나인 31억 달러 규모의 고도화시설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하며 다른 건설사보다 고도화설비 분야에서 경쟁우위를 입증했다.
GS건설 관계자는 “플랜트산업은 특성상 기술을 확보하기가 매우 어려워 시장 진입장벽이 높지만 글로벌 선두그룹에 속하면 후발 경쟁기업을 견제할 수 있는 진입장벽을 조성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며 “GS건설은 플랜트 부문에서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앞서나가며 경쟁력 있는 설계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병용 사장은 플랜트 EPC(설계-구매-시공)사업에 자금조달 능력을 결합해 GS건설의 수주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GS건설은 지난해 12월 오만에서 7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천연가스액(NGL) 추출 플랜트의 EPC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프로젝트 발주처인 오만 국영정유·석유화학회사는 EPC 계약자에게 프로젝트 자금조달을 위한 공적 수출 신용기관의 금융 주선을 주문했다.
GS건설은 다양한 금융 동반 프로젝트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최종 계약자로 선정될 수 있었다.
GS건설 관계자는 “앞으로도 EPC뿐 아니라 금융 주선을 동반한 프로젝트에 주력해 수주 경쟁력을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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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용 GS건설 사장(왼쪽)이 지난해 9월 하셈 사예드 하셈 쿠웨이트석유공사 대표와 수처리 설비 계약을 맺고 있다. |
◆ GS건설에게 여전히 유망한 중동
GS건설은 중동에서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석유제품 관련 프로젝트를 49억 달러 수주했다. 이는 국내 건설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수주실적이다.
지난해 중동에서 석유제품 관련 프로젝트의 발주물량이 589억 달러로 2014년보다 11.6% 감소했던 점을 감안하면 GS건설의 약진은 돋보인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저유가에도 불구하고 중동에서 올해 석유제품 관련 프로젝트의 발주가 지난해보다 14.8% 늘어난 676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임병용 사장은 올해 들어 중동에서 펼쳐지는 정유 플랜트를 포함한 대규모 규모의 프로젝트 입찰경쟁에서 GS건설이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12월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 국영석유공사 아드녹의 자회사인 타크리어가 발주한 30억 달러 규모의 루와이스 정유시설 업그레이드 프로젝트에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경쟁기업은 삼성엔지니어링과 스페인 테크니카스 리유니다스인데 이르면 3월에 수주기업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GS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대형 프로젝트에도 입찰 제안서를 내고 수주경쟁을 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공사 아람코는 제품의 생산성을 높이고 환경규제를 맞추기 위해 기존 라스 타누라 시설의 업그레이드를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발주금액은 30억 달러 규모인데 GS건설은 이 가운데 20억 달러 규모의 패키지에서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삼성엔지니어링 등과 경쟁하고 있다.
임병용 사장은 경제제제 조치가 해제돼 발주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이란에서도 플랜트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GS건설은 2014년 초부터 이란의 경제제재 해제 움직임이 보이자 테헤란지사에 영업담당자 1명을 파견해 시장 동향을 파악했고 지난해 플랜트 영업에 정통한 지사장 1명도 추가로 파견했다.
GS건설은 이란이 플랜트뿐 아니라 항만과 도로, 병원 등 인프라에 대한 발주도 늘릴 것으로 보고 영업인력 1명을 더 파견하는 등 이란 공략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