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 주가가 코로나19 사태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경쟁 금융지주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는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다.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 권고가 해제되는 하반기부터 신한금융지주 이사회가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을 제시하고 경쟁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의 현금배당 등을 실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22일 “이사회의 주주환원 의지가 강력하다”며 “금융당국 결정에 따라 현금배당 확대 등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침체로 금융회사들의 재무구조가 악화하는 일을 막기 위해 순이익 대비 배당금을 나타내는 배당성향을 6월 말까지 20% 이내로 제한하라고 권고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상반기에 금융지주사 가운데 유일하게 금융당국 권고치를 넘는 22.7% 규모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는데도 주가를 크게 끌어올리는 효과를 보지 못했다.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는 모두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 권고가 끝나는 대로 대규모 중간배당 등을 실시해 상반기에 줄어들었던 배당금을 만회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신한금융지주가 하반기에 경쟁사보다 우월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려면 결국 현금배당 규모 등 주주환원 측면에서 이들을 압도하는 과감한 정책을 펼쳐야만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금융지주 주가는 이날 종가기준으로 4만750원을 보였다. 1년 전과 비교해 약 35.6% 올랐다.
같은 기간 KB금융지주 주가는 60.1%,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65.8% 상승했는데 신한금융지주 주가는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크지 않다.
금융당국은 현재 금융회사들의 현금배당 제한 권고 해제를 검토하기 위해 금융회사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경기 악화 시나리오를 가정한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자료를 받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6월 중 현금배당 관련한 정책적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지주는 정관에 따라 중간배당을 실시할 때 주주명부 폐쇄 등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이사회 논의만 거치면 자율적으로 배당을 할 수 있다.
금융당국 결정이 나오는 대로 신한금융지주 이사회 차원의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지주 이사회가 당장 하반기 중간배당과 분기배당 등 계획을 내놓는 데 그치지 않고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을 수립해 주주들에게 공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한금융지주가 지난해부터 경쟁사보다 많은 현금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정책을 실시해 왔지만 주주들의 눈높이가 높아져 주가부양에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 등 계열사에서 발생한 사모펀드 손실사태 관련한 리스크가 장기간 신한금융지주 주가에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자리잡았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신한금융 계열사들이 실적에 손실을 선제적으로 반영했고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예상보다 낮은 수준의 징계를 결정한 뒤에도 주가는 뚜렷한 반등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지주 이사회가 주주들의 눈높이에 맞춰 공격적 수준의 주주환원방안을 내놓고 신사업 진출계획 등을 통해 미래 성장성도 증명하는 일이 주가부양을 위해 필요한 방법으로 꼽힌다.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초 경영진 워크숍에서 주가 저평가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시장과 더 능동적으로 소통하겠다는 목표도 내놓았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의 임기 중 주가 흐름은 경영평가와 성과급 산정 등에 핵심 요소로 반영된다.
신한금융지주 이사회에 자리잡고 있는 여러 글로벌 사모펀드 대주주도 주가 부양과 현금배당 확대를 신한금융지주 경영 참여에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두고 있다.
따라서 신한금융지주 주가부양을 위한 이사회의 노력에 갈수록 힘이 실릴 가능성이 크다.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초 경영진 워크숍에서 중장기 목표주가를 5만 원으로 제시했는데 이는 현재 주가와 비교해 20% 이상 높은 수준인 만큼 확실하게 주가부양에 탄력을 받을 계기가 필요하다.
하반기부터 배당성향을 30% 안팎으로 높이거나 자사주 소각 및 매입을 통해 유통주식 수를 대폭 줄여 주가 상승효과를 노리는 방안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7월 진행되는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주주환원정책과 관련한 계획을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