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면서 어떤 게임기업이 수혜를 볼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웹보드게임(도박게임)에 대한 이용자의 과금제한과 청소년의 심야시간 게임이용을 막는 ‘셧다운 제도’를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네오위즈게임즈와 NHN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도박류 게임사업을 진행하는 기업은 가장 먼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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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원 네오위즈게임즈 대표. |
또 PC온라인게임을 중심으로 청소년 층의 이용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이 사업을 주력으로 삼아온 게임회사도 매출 증가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미래창조과학부 등 정부기관과 넷마블게임즈 등 게임업계는 19일 서울 여의도에서 '문화와 ICT융합을 통한 콘텐츠 신시장 창출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서 핵심은 게임산업에 걸려 있는 각종 규제를 완화하기로 정부와 업계가 타협을 보았다는 점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웹보드게임(도박게임)의 이용자 과금제한을 3월부터 전면 수정한다. 현행 규제 아래에서 이용자는 1회 베팅에 3만 원까지만 쓸 수 있는데 앞으로 5만 원으로 베팅 한도액이 증가한다. 이용자가 한 달 동안 쓸 수 있는 베팅 총액도 현행 30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높아진다.
네오위즈게임즈와 NHN엔터테인먼트 등 전통의 PC온라인 도박게임 강자를 비롯해 선데이토즈와 파티게임즈 등 모바일게임 기업도 이러한 정부의 규제완화 방침을 환영하고 있다.
네오위즈게임즈와 NHN엔터테인먼트는 2013년 초 정부가 도박게임 규제를 실시한 뒤 매출이 급감한 대표적 기업이다.
네오위즈게임즈의 경우 2011년까지 국내 게임업계 매출규모 2위 회사로 승승장구 했는데 규제가 생긴 뒤 연 6천억 원이 넘던 매출규모가 지난해 2천억 원 아래까지 추락했다.
NHN엔터테인먼트 역시 도박게임 규제로 직격탄을 맞아 지난해에 연간 영업이익 적자로 돌아서기도 했다.
NHN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도박게임 규제가 생기자마자 관련게임 매출이 평소의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매출이 20~30% 줄면 대책이라도 세우는데 저 상황에서는 대책 마련도 여의치 않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선데이토즈와 파티게임즈 등 최근 모바일 웹보드게임 사업을 본격화하는 기업도 앞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선데이토즈는 ‘애니팡 맞고’를 최근 출시했고 파티게임즈 역시 ‘아이러브 맞고’를 내놓았다.
특히 파티게임즈의 경우 최근 도박게임 전문가인 김현수 다다소프트 대표를 새 대표에 앉히는 등 도박게임 중심의 사업체질 변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 전략에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가 ‘셧다운 제도’를 완화한 점도 주목된다.
셧다운 제도는 청소년이 온라인 네트워크로 운영되는 게임을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즐길 수 없도록 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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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
청소년의 게임중독을 막겠다는 취지로 2012년부터 본격 도입됐는데 PC온라인게임 기업 입장에서 매출하락이라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 제도의 도입과 함께 국내 PC온라인게임 시장은 정체기에 접어 들었다. 시장 규모가 9조 원 대 후반까지 성장한 상황에서 2013년부터 시장규모가 역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엔씨소프트를 비롯해 넥슨 등 PC온라인게임 기업이 앞다퉈 모바일게임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셧다운 제도가 완화될 경우 청소년을 중심으로 PC온라인게임 이용자가 늘어나게 된다. PC온라인게임 기업의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에 대한 사회적 비판여론과 맞물려 각종 규제가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었다”며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기로 한 만큼 국내 게임산업에 새로운 봄날이 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