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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계열사와 연대하나, 최주선 난감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1-06-17 14: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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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노동조합이 임금협상 교섭에서 회사와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자 쟁의활동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임금협상이 개별 기업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고 보고 있어 삼성그룹 다른 계열사 노조와 공동전선을 펼칠 가능성도 나온다.
 
[오늘Who]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계열사와 연대하나,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785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최주선</a> 난감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최주선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그룹 차원의 경영기조와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사이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 갈수록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17일 삼성디스플레이 노동조합에 따르면 21일 출범하는 쟁의대책위원회의 위원 6명이 출범과 함께 파업에 들어가는 것을 시작으로 조합 차원의 쟁의활동을 펼친다는 방침을 세웠다.

올해 삼성디스플레이 노사교섭에서 핵심쟁점은 기본급 인상률이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을 6.8% 인상해야 한다는 요구를 굽히지 않는다. 반면 회사는 4.5% 이상은 어렵다는 태도를 꺾지 않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관계자는 “당장 모든 조합원이 참여하는 파업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면서도 “앞으로 임금협상에서 노사 견해차에 따라 쟁의의 수위를 높여갈 것이며 물론 전면적 파업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5월 삼성 무노조경영의 철폐를 선언한 뒤 아직까지 삼성그룹에서 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사례는 없다. 현재로서는 삼성디스플레이 노조가 이 부회장의 선언 뒤 ‘1호 파업’까지 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여겨진다.

최 사장으로서는 삼성디스플레이 노조가 그룹 계열사 가운데 첫 파업에 들어간다고 해서 바로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은 아니다. 삼성그룹이 무노조 경영을 벗어나는 과정에서 파업은 피할 수 없는 하나의 과정으로 보는 시선도 많다. 

다만 최 사장은 노조의 요구를 수용해 기본급 추가 인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피하고 싶을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올해 임금협상은 개별 계열사의 노사 교섭을 넘어 삼성그룹의 다른 계열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대주주 삼성전자가 지분 84.78%를, 2대주주 삼성SDI가 15.22%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노조에 제시하는 기본급 인상률 4.5%는 삼성전자와 삼성SDI의 올해 기본급 인상률과 같다.

이는 최 사장이 기본급 인상률을 4.5% 이상으로 노조에 제시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가 4.5% 이상의 기본급 인상을 얻어낸다면 삼성전자와 삼성SDI, 그리고 다른 삼성계열사 노조들도 잇달아 추가 인상을 요구하고 나설 수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 노조가 이 점을 공략하기 위해 삼성그룹의 다른 계열사 노조들과 공동전선을 펼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과 삼성SDI울산노동조합 등 다른 7개 계열사 노조와 함께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의 산업별 조합인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에 소속돼 있다.

지난 2월 삼성그룹의 8개 계열사 노조가 ‘삼성그룹노조연대’라는 이름으로 올해 임금협상을 놓고 공동교섭을 진행하자고 삼성그룹에 요구하기도 했다.

최 사장으로서는 삼성디스플레이 노조와의 임금협상을 통해 올해 삼성계열사들의 노사교섭에서 노조의 불만을 막아내야 하는 최전방 방어선에 서게 된 셈이다.

최 사장은 5월 김정란 이창완 노조 공동위원장과 면담을 진행하는 등 노조와의 견해 차이를 좁히기 위해 힘써 왔다.

그러나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닐 수 있는 운신의 폭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드러나면서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로서는 다른 계열사와 공동전선을 만드는 데 명분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에 따르면 최 사장은 노조와 만나 삼성전자, 삼성SDI의 영향이 크며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자리는 결정 권한이 크지 않고 위임받은 자리에 불과하다며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은 조율하기가 어렵다는 태도를 보였다.
 
[오늘Who]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계열사와 연대하나,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785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최주선</a> 난감
▲ 김정란(왼쪽) 이창완 삼성디스플레이 노동조합 공동위원장. <연합뉴스>

이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도 노사협상이 개별기업 차원의 문제가 아닌 그룹 경영기조 차원의 문제라고 여기면서 최 사장을 놓고서는 “입장을 이해한다”는 태도마저 보이고 있다.

앞서 16일 노조는 쟁의대책위원회 출범 일정을 밝히며 투쟁지침 1호를 내놨다.

전상민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쟁의대책위원장은 “지난 면담에서 우리의 대표이사는 솔직했다”며 “임금협상의 문제를 떠나 대표이사조차 허수아비로 만들어 버리는 이 그룹 차원의 구조가 문제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삼성그룹 전체 노사문화의 향방이 삼성디스플레이 노조의 투쟁 결과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최 사장은 임금인상률 등 비용 측면에서 진전된 안을 제시할 수 없는 만큼 노사문화의 개선 측면에서 노조를 달래고자 할 것으로 전망된다.

6월10일 회사가 제시한 최종안에 기존에는 없었던 노사상생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분기별 1회 운영하자는 내용이 추가되기도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삼성 무노조경영의 철폐를 선언한 뒤로 노사갈등은 당연하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 됐다”며 “최 사장이 원만한 모양새로 교섭을 마무리할 수 있다면 삼성그룹으로서도 정상적 노사문화가 삼성에 뿌리내리고 있다는 상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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