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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미국 4위 통신회사 인수 임박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4-06-05 15: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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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정의, 미국 4위 통신회사 인수 임박  
▲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미국 통신업계 4위인 T모바일 인수를 위한 협상을 마무리하고 있다. 지난해 3위 통신사 스프린트를 인수한 데 이어 ‘통신제국’을 향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올해 초 언론에 “가입자 10억 명 이상의 통신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스프린트가 부채를 포함해 500억 달러에 T모바일을 인수하는 방안이 곧 합의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4일 보도했다. 스프린트는 현재 T모바일 모회사인 도이체텔레콤과 최종협상 단계에 들어갔다. 인수액 중 절반은 현금으로 지급한다. 인수합병 후에도 도이체텔레콤은 T모바일 지분을 15%가량 보유한다.

스프린트와 T모바일이 합병하면 미국 통신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난다. 스프린트 가입자 5천만 명과 T모바일 4700만 명을 합치면 시장1위인 버라이존을 턱밑까지 추격할 수 있다. 현재 버라이존의 가입자 수는 1억 명이다. 2위인 AT&T는 약 7천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손 회장은 지난해부터 T모바일에 계속 눈독을 들였다. 스프린트와 합쳐 미국 통신시장을 3강 구도로 만들려는 의도다. 그는 지난 2월 “스프린트는 미국시장 3위 이동통신사이나 현재 상황에 만족하지 못한다”며 “또 다른 미국기업을 인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스프린트와 T모바일을 합병해야 소비자에게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공영방송 PBS 토크쇼에서 “T모바일 인수가 승인되면 미국 1위와 2위 이동통신사와 경쟁을 벌여 소비자에게 이익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미국은 (무선인터넷의) 느린 속도를 비싼 값에 판다”며 “소프트뱅크는 가짜경쟁이 아니라 진짜경쟁을 벌여 가격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손 회장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반대로 T모바일 인수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다. FCC는 반독점법 위반 가능성을 우려해 스프린트가 T모바일을 인수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봤다.

그러나 최근 AT&T가 위성방송 시장1위 기업 디렉티비를 485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밝히면서 희망이 생겼다. 블룸버그통신은 AT&T의 인수합병으로 손 회장이 연방통신위를 설득할 명분이 생겼다고 보도했다.

다만 계약이 불발됐을 경우 손 회장은 막대한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이미 AT&T가 2011년 T모바일을 인수하려다 정부의 반대로 무산되면서 위약금으로 70억 달러를 물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손 회장은 위약금으로 10억 달러를 제시했다. 그러나 도이치텔레콤은 약 30억 달러를 요구해 서로의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T모바일 인수로 부채가 늘어나는 것도 부담이다. 스프린트를 인수할 때 소프트뱅크는 200억 달러의 빚을 졌다. 전문가들은 손 회장이 T모바일까지 인수할 경우 총부채가 1087억 달러까지 올라간다고 봤다.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지나치게 많은 부채를 근거로 지난해 10월 소프트뱅크 신용등급을 정크(투자부적격) 등급으로 내리기도 했다.

손 회장은 대규모 채권 매각으로 T모바일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소프트뱅크는 2014년 회계연도에 발생하는 매출채권 중 3800억 엔을 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동기 대비 15% 증가한 양이다. 일본언론들은 소프트뱅크가 T모바일 인수에 나서면서 대규모 자금 수혈이 필요해 채권매각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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