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수소경제에 미래를 걸고 수소산업분야 선도기업을 향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조 회장은 주력 계열사 효성화학,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를 활용해 수소 생산부터 유통, 활용에 이르는 가치사슬(밸류체인) 구축에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효성그룹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조 회장은 수소기업협의체 참여를 계기로 수소사업의 한 단계 더 높은 도약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조 회장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과 함께 경기 화성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에서 수소경제 활성화 및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CEO(최고경영자)협의체인 수소기업협의체의 설립방안을 구체화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올해 초 현대차그룹, SK그룹, 포스코그룹은 민간기업 주도의 '한국판 수소위원회'를 설립하기로 하고 논의를 진행해왔는데 효성그룹이 협의체에 뒤이어 참여하겠다고 밝혀 4개 그룹이 힘을 모으게 됐다.
올해
조현준 회장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효성그룹 동일인으로 지정되며 공식적으로 그룹 총수자리에 올랐는데 재계순위 상위권 그룹과 함께 수소경제라는 새 패러다임 속에서 그룹의 도약기회를 찾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근 세계적 산업 전반의 흐름은 수소경제라는 새 패러다임으로 넘어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대한민국 에너지 전략: 초격차 수소경제에 길이 있다'는 주제로 열린 '서울포럼2021'에서 "세계가 청정에너지로 대전환을 시작했고 많은 시선이 수소로 향하고 있다"며 수소경제 활성화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세계 수소시장 규모는 2050년 2조5천억 달러(약 3천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조 회장은 효성그룹의 수소사업을 어느 한 분야에 한정하지 않고 산업 생태계 전체를 포괄하는 가치사슬(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조 회장은 이날 수소기업협의체 설립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지속적 연구개발을 통해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데 적극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참여한 4개 그룹 총수 가운데 유일하게 밸류체인이라는 단어를 직접 들었다.
조 회장은 효성화학이 수소가스 생산, 효성첨단소재가 수소 운송, 효성중공업이 액화수소 생산 및 수소 충전소 구축을 통한 수소 활용을 맡는 수소사업전략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효성화학은 기존 설비를 활용해 수소가스 생산을 담당한다.
효성화학은 프로판 탈수소화(PDH) 설비를 통해 프로판에서 수소 분자를 제거해 프로필렌을 생산한다.
이 과정에서 부생수소가 발생하는데 이 부생수소를 액화수소의 연료로 활용할 수 있다. 효성화학은 기존 설비를 활용해 비용을 줄이면서 수소 생산이 가능한 장점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효성첨단소재는 수소 운송과 관련한 가치사슬 단계에서 역할을 수행한다.
효성첨단소재는 수소용기를 제작하는 데 쓰이는 탄소섬유 생산설비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탄소섬유는 철과 비교해 무게는 4분의 1 수준으로 가벼우면서 강도는 10배 높은 소재로 수소차의 연료탱크 등에 활용도가 높다.
효성첨단소재는 내년 7월까지 전주 탄소섬유 생산설비를 4천 톤에서 6500톤으로 증설하고 있다. 지난해 2천 톤에서 4천 톤으로 증설을 끝냈는데 추가 증설에 곧바로 착수한 것이다.
효성그룹 수소사업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효성중공업은 효성화학이 생산한 부생수소를 액화수소로 바꿔 생산하고 수소 충전소를 건설, 운영해 수소를 활용하는 역할을 맡는다.
효성중공업은 2023년까지 세계적 화학기업 독일 린데그룹과 함께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인 연산 1만3천 톤 규모의 액화수소공장을 건설한다. 액화수소공장에 맞춰 전국에 120여 개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를 위해 린데그룹과 액화수소 생산법인 린데하이드로젠과 판매법인 효성하이드로젠을 설립을 앞두고 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수소는 대표적 친환경사업의 하나"라며 "환경문제에 관해 기업으로서 꾸준히 책임감을 느끼고 친환경산업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