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이사가 게임과 연관된 분야 투자를 통해 ‘배틀그라운드’ 외의 매출원 확대를 뒷받침할 기반 마련에 힘쓰고 있다.
28일 크래프톤에 따르면 게임콘텐츠 바탕의 지식재산(IP)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 아래 인공지능(AI)과 엔터테인먼트 등에 지속해서 투자하고 있다.
크래프톤의 2021년 1분기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인공지능 기반 챗봇(이용자와 대화하는 채팅로봇 프로그램) 개발사인 스캐터랩에 10억 원을 투자해 지분 4.21%를 확보한 내용이 들어갔다.
이에 앞서 자회사 비트윈어스를 세운 뒤 VCNC에서 운영하던 커플메신저앱 비트윈사업을 인수하기도 했다. 비트윈을 운영하던 인력들도 6월부터 비트윈어스에서 일하게 된다.
김 대표는 이런 투자를 바탕으로 크래프톤 게임에 쓰이는 인공지능기술을 고도화하면서 인공지능과 관련된 신규사업에도 발을 뻗을 것으로 예상된다.
크래프톤은 글자와 음성, 이미지 분야의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인공지능 엔피씨와 가상 인플루언서(온라인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인사)를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가 최근 인공지능 관련 인력을 수시모집하면서 “새로운 기술영역을 개척하고 글로벌 지식재산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크래프톤의 게임을 오리지널 콘텐츠 삼아 웹툰, 드라마, 영화, e스포츠 등 외적 콘텐츠를 만드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앞서 크래프톤은 2020년 8월 드라마 제작사 히든시퀀스에 지분투자해 2대 주주에 오르면서 영상콘텐츠 제작에 뛰어들 채비를 갖췄다.
2021년 1분기 사업보고서에서도 “게임 개발에서 나아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며 “경쟁력 있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사업자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 외에 눈에 띄는 수익원을 보유하지 못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게임에 연관된 분야 투자를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연초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도 “‘원히트원더(흥행 게임 하나가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에 머물지 않겠다”고 말하면서 애니메이션과 웹툰 등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크래프톤은 매출의 80%가량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에 의존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추세에 따라 전체 수익도 좌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글로벌 누적 내려받기 10억 건이 넘어설 정도로 흥행했지만 2018년 출시된 만큼 매출이 점차 하향 안정화될 수밖에 없다.
크래프톤이 2021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4610억 원을 올려 2020년 1분기보다 12% 줄어든 것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매출 증가세 둔화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게임시장 성장세도 줄어들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는 일본과 북미 등 주요 시장의 모바일게임 이용자 수가 2023년부터 정체기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게임사가 모바일게임만으로 적정기업가치(밸류에이션)을 높게 평가받기 힘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이를 고려해 크래프톤도 게임과 연관되면서 성장성이 높은 분야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김 대표의 취임 이래 게임을 중심으로 삼으면서 다채로운 지식재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