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2021-05-27 15:2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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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이사 사장이 수소연료전지소재사업을 시작으로 수소경제에 올라탈 수 있을까?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우선 수소연료전지소재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운 뒤 코오롱그룹 차원의 수소사업에서도 핵심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이사 사장.
27일 코오롱인더스트리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코오롱그룹은 수소산업 가치사슬(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더 많은 사업기회를 창출하기 위한 방안으로 범계열사 차원의 수소사업단(가칭 코오롱수소사업단)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장기적으로 수소 생산과 운송, 저장, 활용과 충전까지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수소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코오롱수소사업단은 지주회사 코오롱을 중심으로 사업회사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코오롱글로벌이 주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희구 사장은 우선 코오롱인더스트리 수소연료전지소재사업부터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수소연료전지소재인 수분제어장치사업을 해외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현재 현대자동차의 수소차 ‘넥쏘’와 일부 중국 업체에 수분제어장치를 공급하고 있다. 해외로 발을 더 넓혀 2025년 이후 세계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수소연료전지에서 산소와 수소를 결합해 전기를 생성하려면 일정한 습도가 필요한데 수분제어장치는 수소연료전지 내부의 습도를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국내에서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유일하게 수분제어장치를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나아가 수소차를 제조하는 기업이 일률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표준형 수분제어장치의 실증테스트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다른 수소연료전지소재로 고분자전해질막(PEM)과 막전극접합체(MEA)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고분자전해질막은 선택적 투과능력을 지닌 분리막을 말한다. 막전극접합체는 수소연료전지에서 산소와 수소의 화학적 반응을 이끌어 내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역할을 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고분자전해질막의 생산을 올해 초부터 시작했고 막전극접합체는 2022년 상용화를 목표로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막전극접합체는 수소연료전지 원가의 40~50%를 차지하는 핵심소재인 만큼 상용화 뒤 경쟁력을 확인한다면 수소사업 확대에 힘이 될 수 있다.
국내에서 막전극접합체와 고분자전해질막을 동시에 생산하는 기업은 현재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유일한 것으로 파악된다.
장희구 사장은 한국경제와 인터뷰에서 “수소사업이 다른 그룹사와 비교하면 다소 늦었지만 구체적이고 확실한 전략을 갖춰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고 말했다. 지금은 수소연료전지 관련 소재사업이 주요 전략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2022년 수소연료전지소재사업 매출로 1천억 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0년 매출(연결기준 4조361억 원)과 비교하면 아직 수소연료전지 소재사업 매출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수소산업의 빠른 성장에 따른 수소연료전지소재사업 미래는 밝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수소 관련 산업의 세계시장 규모는 지난해 1250억 달러에서 2050년 12조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40년까지 세계적으로 연평균 380억 달러가 수소 관련 산업에 투자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희구 사장은 기존 사업에서도 수소경제와 함께 할 수 있는 제품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수소차나 전기차 등 친환경차는 배터리 무게 때문에 내연기관차보다 차 무게가 무거워 내구성이 높은 타이어코드를 사용해야 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국내 구미 공장에서 아라미드소재를 적용해 강도와 내구성을 타이어코드를 생산하고 있다. 아라미드는 같은 두께와 무게의 철보다 5배 강하고 500도의 고온에서도 녹지 않는다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오롱인더스트리 주력 제품인 타이어코드는 현재 물량이 없어서 못파는 상황”이라며 “더구나 최근에는 친환경차용 타이어 수요 증가로 아라미드가 혼용된 타이어코드제품 가격이 급등세에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장희구 사장은 장기적으로 코오롱그룹의 수소 생산으로 수전해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고분자전해질막이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설비에도 적용할 수 있는 만큼 사업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여겨진다.
코오롱그룹 수소사업에서는 코오롱글로벌도 풍력발전사업을 활용한 수소 생산을 추진하고 있으며 코오롱글로벌이 건설하는 아파트 단지를 통한 소규모 수소연료전지 발전사업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현재 수소사업 관련해 가시화한 사업은 수소연료전지소재사업”이라며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수소 관련사업에 역점을 두고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