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가 해외법인을 세워둔 나라에서 하반기에 잇달아 수주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DL이앤씨는 그동안 해외법인 운영에 상당한 규모의 투자를 이어왔는데 수주를 통해 결실을 거둘 수 있게 됐다.
20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DL이앤씨는 올해 하반기에 러시아, 인도네시아, 미국 등에서 추가로 1조5천억 원 규모의 플랜트 프로젝트를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 모스크바 정유공장 현대화사업의 후속 프로젝트(3천억 원), 인도네시아 롯데케미칼타이탄 프로젝트(6천억 원), 미국 쉐브론필립스 폴리에틸렌 프로젝트(6천억 원) 등이 수주에 근접한 프로젝트로 꼽힌다.
이런 프로젝트를 살펴보면 마 대표는 해외법인이 있는 나라를 중심으로 수주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DL이앤씨는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중국, 미국, 터키, 러시아 등 6개 나라에서 해외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건설사 해외법인은 코로나19로 해외출장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상주인력과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최근 영업 거점으로서 가치가 높아졌다는 시선이 많다.
마 대표도 이런 점에 착안해 지난해 심각한 수주부진을 겪었던 플랜트사업의 활로를 꾸준히 지원해 온 해외법인에서 찾겠다는 계획을 세웠을 수 있다.
마 대표가 올해 해외법인이 있는 국가에서 잇달아 수주를 확보한다면 DL이앤씨가 그동안 투자해 온 결실을 거둔다고 볼 수 있다.
DL이앤씨는 1분기 기준으로 사우디아라비아법인에 2777억 원, 미국법인에 400억 원 등 3177억 원 규모의 자금을 해외법인 운영지원을 위해 대여해 줬다.
DL이앤씨가 상당한 금융이자비용을 감수하면서 해외법인에 투자를 이어온 것인데 사우디아라비아, 터키를 제외한 곳에서는 대형 수주가 없어 해외법인 지원에 회의적 시선도 나왔다.
하지만 올해 초 러시아에 이어 하반기 인도네시아, 미국 등에서 1조 원이 넘는 규모의 수주를 확보한다면 마 대표로서는 해외법인 지원의 이유를 증명할 수 있는 셈이다.
마 대표는 해외법인에서 수주성과를 낸다면 향후 해외사업소 등에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특히 이란 핵협정 복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마 대표가 이란 사업소를 확대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을 수 있다.
향후 이란 핵협정이 복원된다면 이란은 경제 정상화를 위해 주력 수출품목인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을 늘릴 수 밖에 없어 마 대표가 대형플랜트 수주를 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마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이길 수 있는 경쟁을 면밀히 구상해야 한다”며 철저한 계획의 필요성을 강조했는데 이란 사업소 확대가 이런 구상의 일부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DL이앤씨는 2018년 8월 이란 제재가 시작된 이후에도 현지사업소를 철수하지 않은 유일한 국내 대형건설사로 사업 교두보를 유지하고 있다.
이란은 현재 미국을 제외한 중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영국 등과 간접적 방식으로 핵협정을 복원하기 위한 회담을 진행하고 있는데 외신들에 따르면 회담이 일정 부분 진전을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DL이앤씨는 향후 해외수주 일정 등과 관련해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DL이앤씨 관계자는 “러시아에서 후속수주를 위해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다른 수주계획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