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올해 수입차회사들은 20여 종에 이르는 SUV를 내놓으며 국내 SUV 시장을 공략한다.
국내 자동차회사들은 인기가 검증된 주력 SUV를 앞세워 방어에 나선다.
◆ 기아차 모하비, 대형SUV 평정할까
5일 기아차에 따르면 기아차의 대형 SUV 모하비의 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모하비’가 2월 중순에 출시된다. 기아차가 지난해 9월 생산을 중단한 지 6개월 만에 돌아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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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 |
더 뉴 모하비는 올해 나오는 국산 SUV 가운데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이번에 나오는 모하비는 출시된 지 2~3년이면 부분변경 모델이 나오는 다른 차종과 달리 출시된 지 8년여 만에 나오는 부분변경 모델이다.
모하비는 시간이 지날수록 판매량이 떨어지는 다른 차종과 다르게 뒤늦게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다. 구매고객 사이에서 성능에 대한 입소문이 퍼진 데다 유행을 타지 않는 단순한 디자인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기아차도 모하비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고 있다.
김창식 기아차 부사장은 최근 “모하비를 기다리는 대기수요만 3500명에 이른다”며 “모하비가 올해 기아차의 내수 판매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하비는 현대자동차의 플래그십 SUV였던 베라크루즈가 단종되면서 나홀로 대형 수입 SUV의 공세를 막아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 셈이다.
기아차는 올해 국산 최초의 친환경 전용 SUV 니로도 출시한다. 니로는 기아차가 내놓는 SUV 가운데 가장 작은 SUV로 1.6리터 엔진이 탑재된다.
기아차는 니로를 통해 친환경차 시장과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커지고 있는 소형 SUV 시장을 동시에 잡으려 한다.
현대차는 올해 SUV 신차를 출시하지 않는 대신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싼타페와 투싼을 통해 점유율 수성에 나선다.
싼타페는 지난해 내수에서 9만3천여 대 팔리며 국산 SUV 가운데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싼타페는 부분변경 모델이 나온 6월부터 판매가 급증했다. 투싼도 지난해 5만여 대 판매됐다.
베라크루즈가 단종되면서 현대차에 남은 SUV는 단 3종이다.
판매가 부진한 맥스크루즈를 제외하고 싼타페와 투싼은 제 역할을 톡톡히 하며 현대차의 판매량을 이끌고 있다.
◆ 쌍용차, 르노삼성차도 가세
쌍용차도 올해 티볼리의 차체를 늘린 티볼리 롱바디모델을 내놓으며 티볼리 열풍을 이어가는 데 주력한다.
최종식 쌍용차 사장은 올해 티볼리와 티볼리 롱바디모델을 통해 흑자전환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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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식 쌍용차 사장. |
티볼리 롱바디모델은 5인승으로 기존 티볼리와 가솔린엔진과 디젤엔진을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지난해 티볼리를 통해 각종 기록을 갈아치웠다.
티볼리는 쌍용차가 생산한 차종 가운데 처음으로 연간 생산량 10만 대를 기록했다.
티볼리는 지난해 내수에서만 4만5천여 대 팔렸다. 쌍용차가 한 차종을 연간 4만 대 이상 판매한 것은 2002년 렉스턴 이후 13년 만이다. 쌍용차는 당시 렉스턴을 4만3천여 대 팔았다.
기존 티볼리가 작은 차체로 젊은층과 여성 소비자들을 주로 끌어들였다면 이번에 나오는 티볼리 롱바디모델은 가족을 거느린 소비자를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자동차는 하반기에 신형 QM5를 내놓는다.
2013년 말 QM3를 내놓으며 국내에 소형 SUV 돌풍을 일으킨 르노삼성차는 QM5로 그 인기를 이어가려 한다.
르노삼성차는 르노의 중형 SUV 콜레오스를 국내 상황에 맞춰 QM5라는 이름으로 들여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 내수 휩쓰는 SUV 인기
지난해 내수에서 SUV와 미니밴 등을 합한 RV(레저용 차량) 판매가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현대차, 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차, 쌍용차 등 국내 자동차회사 5곳의 RV 판매대수는 총 54만5천여 대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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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차의 '더 뉴 모하비'. |
이는 이전까지 최고 기록이었던 2002년의 52만여 대를 13년 만에 다시 쓴 것이다. 2002년은 주 5일제가 도입되며 레저 열풍이 불기 시작한 해다.
전체 승용차 가운데 RV가 차지하는 비중도 41.1%로 2003년 41.9%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RV 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한동안 주춤했지만 몇 년 전부터 빠르게 회복되기 시작했다.
내수에서 SUV의 인기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국내에 불고 있는 SUV 열풍은 저유가 등 외부적 요인보다 소비자들의 생활습관이 바뀐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유가와 무관하게 당분간 인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