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이 인도네시아에 전기차배터리 생산공장 건설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으로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인도네시아에 생산시설을 지으면 현지에서 먼저 공장 건설에 나선 현대자동차와 전기자동차사업에서 협력할 수도 있다. 또 인도네시아의 풍부한 배터리소재 원료의 조달에도 힘을 받게 된다.
16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김 사장이 선택할 수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인도네시아 전기차배터리공장 후보지로 현대차의 생산라인이 지어지고 있는 델타마스 공단이 꼽힌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델타마스 공단에 내연자동차 중심의 신설공장을 짓고 있는데 인도네시아 정부의 전기차 육성정책과 맞물려 전기차 공장을 신설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현대차는 동남아시아가 세계 4대 전기차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어 인도네시아 공장에 앞으로도 힘을 줄 가능성이 높다.
인도네시아는 2025년까지 전가차를 201만 대, 싱가포르는 2050년까지 53만 대, 태국은 2036년까지 120만 대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원래 동남아시아시장은 일본 완성차 브랜드의 점유율이 높은 곳으로 현대차는 동남아시아에서 영향력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배터리업계에서는 현대차가 동남아시아에서 내연기관차 점유율이 일본에 비해 낮지만 전기차로 시장이 바뀌면 토요타를 제외한 일본 기업들과 비교해 높은 기술력을 갖췄기 때문에 점유율을 상당히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김 사장으로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큰 고객회사인 현대차와 동남아시아에서 협력하기 위해서는 인도네시아 지역을 놓칠 수 없는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 전기차 코나에 배터리를 납품했고 현대차의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인 E-GMP 2차 물량 공급회사이기도 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인도네시아 유관기관과 투자관련 합의각서를 체결한 만큼 김 사장이 인도네시아에 배터리공장을 짓기로 결정하면 현대차와 협력을 확대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포함된 배터리 컨소시엄은 4월29일 인도네시아 국영 배터리 합작사(IBI)와 업무협력 합의각서(HoA)를 체결하고 투자를 위한 세부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김 사장은 앞서 2020년 12월 인도네시아 정부와 배터리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을 당시 참석하며 직접 사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과거부터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공장을 델타마스 공단에 유치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온데다가 현대차와 협력도 타진할 수 있어 김 사장은 이 공단에 공장을 건설하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김 사장은 인도네시아가 배터리 양극재 핵심재료인 니켈과 코발트, 망간이 많이 생산되는 나라인 점도 염두에 둘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니켈의 경우 인도네시아는 2017년 40만 톤을 수출해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보일 정도로 풍부한 매장량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LG에너지솔루션이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현대차와 협력한다면 배터리 공급처를 확보할 뿐만 아니라 원료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인도네시아 투자 및 현대차와 협력과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유관기관과 맺은 투자협약은 구속력이 없는(non-binding) 것”이라며 “현대차와 협력도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