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2021-05-14 15:49:48
확대축소
공유하기
유희원 부광약품 대표이사 사장이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항바이러스제 레보비르의 1번째 임상2상에서 기대에 걸맞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유 사장은 현재 주요평가지표를 변경해 2번째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유희원 부광약품 대표이사 사장.
1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부광약품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레보비르의 2번째 임상2상 결과가 7월쯤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부광약품은 이번 임상2상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소를 주요평가지표로 설정해뒀다.
앞서 진행한 1번째 임상에서도 레보비르 투약군에서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수준의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소를 확인한 만큼 2번째 임상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소를 코로나19 치료제 효능의 주요 평가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유 사장은 임상2상 재도전에서 성과를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 의약품청(EMA)은 올해 2월 미국 바이오기업 리제네론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REGN-COV2의 바이러스 감소수치를 근거로 유럽연합(EU) 회원국 내 사용승인을 권고했다.
이에 화이자, 머크 등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도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소를 주요평가지표로 설정한 뒤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체내 코로나19 바이러스 농도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인정받았다.
앞서 부광약품은 1번째 임상2상시험에서는 주요평가지표로 바이러스 음전율(음성전환 비율)을 삼았다.
부광약품은 12일 레보비르의 1번째 임상2상에서 주요평가지표로 삼은 바이러스 음전율에 관해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를 놓고 제약바이오업계 일각에서는 주요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점을 들어 부광약품의 1번째 임상2상을 실패한 것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나왔다.
하지만 일부 의료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완치되더라도 죽은 코로나19 바이러스 DNA 등이 남아 음전 지표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음전에 관한 지표보다는 좀더 구체적으로 수치를 확인할 수 있는 바이러스 감소에 관한 지표가 더 의미가 크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셀트리온도 렉키로나주의 바이러스 음전에 관한 지표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식약처로부터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아냈으며 현재 코로나19 환자에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부광약품이 비록 첫 임상2상시험에서 주요평가지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소에 관해 의미있는 결과를 확인한 만큼 실패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시선도 나온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1번째 임상2상 시험계획 당시 설정해 놓은 주요평가지표가 음전율이었기 때문에 음전율의 통계적 유의성 미충족 사실을 사실대로 밝힌 것 뿐이다”며 “최근 코로나19 치료제의 주요평가지표로 여겨지는 바이러스 감소에 관해서는 1번째 임상2상에서도 의미있는 수준이 확인됐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광약품은 2020년 4월부터 B형간염 치료제로 쓰이는 항바이러스제 레보비르를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현재 경증 및 중등증 코로나19 환자 80명을 대상으로 레보비르 5캡슐을 투여하며 2번째 임상2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부광약품은 5월 안에 환자 모집을 완료하고 6월 말까지는 모니터링을 끝마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2번째 임상2상까지 마친 뒤 식약처와 임상2상시험 최종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과정을 논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