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수심리가 살짝 꺾였다.
1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일 조사 기준 5월 둘째주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03.5로 첫째 주(103.7)보다 0.2포인트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연합뉴스> |
1주 전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5주 연속 기준선(100)을 웃돌았다.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이다.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고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의미한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한 해 등락을 거듭하다가 11월 마지막 주 100.2로 100을 넘긴 뒤 올해 3월 마지막 주까지 18주 연속 100을 웃돌았다.
이 지수는 2.4공급주택 공급대책 발표 직후인 2월 둘째 주 111.9로 최고치를 보인 뒤 내려가기 시작해 4월 첫째 주 96.1로 올해 처음 기준선 아래를 보였으나 한 주 만에 반등한 이후 5주 연속 기준선인 100을 넘겼다.
이번주 매매수급 지수는 최근 서울의 주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심리가 살아나자 정부와 서울시가 발빠른 대응에 나서면서 소폭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2.4공급대책에 대규모 신도시 추가 공급계획이 포함되자 매수심리가 진정세로 돌아섰는데 서울시장 선거 과정에서 재건축 규제 완화를 향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심리가 살아났다.
이에 오세훈 서울시장 시장은 당선 직후 재건축시장의 과열 움직임이 나타나자 압구정·여의도·성수·목동 등 4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정부와 서울시가 보다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지역별로 보면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지역은 매수심리가 상대적으로 약해지고 규제를 피한 지역은 매수심리가 더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을 5개 권역으로 나누면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들어간 여의도·목동 등이 속한 서남권은 이번 주 102.6으로 지난주(104.3)보다 1.7포인트 낮아졌다. 여전히 기준선을 웃도는 수치지만 이번주 서울에서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용산·종로·중구가 속한 도심권도 103.4로 지난주보다 1.3포인트 내려갔다. 매수심리가 다소 약해졌으나 여전히 4주 연속 기준선을 웃돌았다.
마포·서대문구 등이 속한 서북권은 지난주 기준선인 100을 보인 데 이어 이번주도 100을 보였다.
압구정·반포·잠실동 등이 속한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은 106.7로 지난주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며 5주 연속 기준선을 웃돌았다.
압구정동은 주요 단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며 매수심리가 잦아들고 거래가 끊겼지만 규제를 피한 서초구 반포동과 송파구 오금·방이동 등은 매수세가 강해지면서 전체적으로 지난주 수준의 매수심리가 유지됐다.
동북권은 103.3으로 지난주(102.0)보다 1.3포인트 상승하며 서울 5개 권역 가운데 유일하게 상승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피한 동북권에서는 노원구 상계·중계·월계동 등의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강해지며 아파트값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원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지역은 효력이 발생하는 4월27일 이후 거래량이 감소하며 상승폭이 소폭 축소됐으나 개발 기대감이 이어지면서 아파트값은 높은 상승폭이 유지됐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