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주 한솔케미칼 부회장이 전기차배터리에 사용되는 소재를 생산하는 업체인 테이팩스를 인수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조 부회장은 2016년 테이팩스 인수를 진두지휘했는데 최근 전기차시장이 커지고 있어 테이팩스와 한솔케미칼 자체 배터리소재사업에서 모두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솔케미칼이 연결 자회사인 테이팩스의 실적 호조에 힘을 받고 자체 소재사업에서도 고른 성장을 이뤄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테이팩스의 2차전지 테이프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여 한솔케미칼의 연결실적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테이팩스는 전기차용 테이프 특수소재를 생산하고 있는데 원통형, 각형, 파우치형 배터리에 모두 공급되며 배터리의 전기회로의 커버, 코팅, 마감 등에 사용된다.
테이팩스의 전기차용 테이프 특수소재 매출은 2020년부터 본격화됐는데 국내 주요 배터리업체에 모두 납품한다. 테이팩스가 배터리업체에 납품하는 소재는 테슬라에도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이팩스는 올해 배터리 시장의 높은 성장과 신규 고객사 확보로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테이팩스는 이런 수요 증가를 예상하고 2020년 10월 2차전지용 테이프 신규라인 증설을 추진하기도 했다. 올해 8월 증설이 마무리되면 연매출 800억 원을 더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신증권은 테이팩스가 2021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526억 원, 영업이익 208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보다 매출은 28.6%, 영업이익은 50.7% 늘어나는 것이다.
조연주 부회장은 2016년 5월 테이팩스 인수 과정을 진두지휘했고 직접 테이팩스 사내이사에 올라 합병 후 통합절차(PMI)에도 깊이 관여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그 결실을 거두는 셈이다.
조 부회장은 아버지 조동혁 한솔그룹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 박원환 한솔케미칼 대표이사 사장과 호흡을 맞추며 한솔케미칼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솔케미칼은 반도체 공정에 핵심소재인 과산화수소와 배터리 음극 바인더(배터리를 충전하는 동안 음극재를 고정하는 부품)를 생산하는데 사업전망이 밝은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고객회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공장을 새롭게 가동하고 있는데다가 전기자동차시장이 커지면서 2차전지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솔케미칼은 2020년 사업보고서에서 “전방산업인 반도체 시장과 2차전지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수요 증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한솔케미칼이 2021년 연결기준 매출 7514억 원, 영업이익 2296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보다 매출은 21.3%, 영업이익은 51.1% 늘어나는 것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한솔케미칼 사상 최대 실적에 해당한다.
조 부회장은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의 누나인 고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의 장손녀로 2014년 한솔케미칼 부사장에 오른 뒤 2015년 범삼성가 4세 최초로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조 부회장은 1979년에 태어나 미국에서 웨슬리대학교를 졸업한 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솔케미칼에 입사하기 전에 미국 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에 입사해 주니어컨설턴트로 일했고 2010년부터 미국 의류업체 빅토리아시크릿에서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해 사업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한솔그룹은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과 조성민 한솔제지 수석이 최대주주로 있는 한솔홀딩스와 조동혁 한솔그룹 명예회장과
조연주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한솔케미칼이 두 축을 이루고 있다.
조 부회장은 앞으로 사촌인 조성민 한솔제지 수석과 함께 한솔그룹의 미래를 함께 이끌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