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소장 문화재·미술품 기증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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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족들이 국보 14건, 보물 46건 등 고인의 소장품 2만3천여 점을 기증했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언론브리핑에서 “고
이건희 회장 유족 측이 고인의 소장품 1만1023건 약 2만3천 점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했다”고 밝혔다.
황 장관은 “한국 문화예술계 발전을 위해 평생 수집한 문화재와 미술작품을 기증해 준 고
이건희 회장 유족에게 감사한다”며 “국가지정문화재 및 예술성과 사료적 가치가 높은 주요 미술품을 대규모로 국가에 기증한 것은 사실상 국내 최초”라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기증품은 국보 제216호 ‘정선필 인왕재색도’, 보물 제2015호 ‘고려천수관음보살도’ 등 국가지정문화재 60건(국보 14건, 보물 46건)을 포함해 모두 9797건(2만1600여 점)이다.
황 장관은 “국립중앙박물관은 1946년 개관 이래 이번 기증품을 포함해 43만 여점의 문화재를 수집했다”며 “이 가운데 5만 여점이 기증품인데 이번 2만 점 넘는 기증은 기증 문화재의 약 43%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박물관은 발굴 매장 문화재가 대부분이었는데 이제 우리 역사의 모든 시대를 망라해 미술, 역사, 공예 등 다양한 문화재들을 갖추게 됐다”고 덧붙였다.
기증품에는 김환기, 나혜석, 박수근 등 대표적 유명 현대작가의 근대미술품 460여 점과 클로드 모네, 폴 고갱, 오귀스트 르누아르, 프란시스코 피사로, 마르크 샤갈, 살바도르 달리, 호안 미로 등 세계적 거장들의 대표작 등 미술품 약 1226건(1400여 점)도 포함됐다.
이중섭의 ‘황소’,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장욱진의 ‘소녀/나룻배’,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미로의 ‘구성’,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 등이다.
황 장관은 “이번 미술작품 1400여 점 기증 또한 역대 최대 규모”라며 “국립현대미술관은 1969년 개관 이래 이번 기증품을 포함해 현재까지 1만200여 점의 작품을 수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술관은 그동안 희소가치가 높고 수집조차 어려웠던 근대미술작품을 보강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한국 근대미술사 전시와 연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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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전 회장의 소장품의 국내외 전시 계획도 내놓았다.
황 장관은 “6월부터 순차적으로 국내외 전시를 시작하겠다”며 “전국 13개 박물관 전시실을 비롯해 공립박물관, 미술관 순회전 등을 통해 국민들의 문화 자긍심을 높이고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기증품의 이미지를 디지털화해 박물관과 미술관 누리집에 공개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 기증품의 역사, 예술, 미술사적 가치를 조망하기 위한 학술대회도 진행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