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석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대표이사 사장이 주력인 리튬이온배터리소재를 넘어 전고체배터리소재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노 사장은 리튬이온 배터리소재인 습식 분리막시장에서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1위 지위를 굳히면서 동시에 차세대 배터리시장에서도 성장성을 이어가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 노재석 SK아이이테크놀로지 대표이사 사장. |
27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배터리소재사업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성공적 기업공개와 동시에 새 성장동력 마련을 위한 투자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재석 사장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전고체배터리소재를 점찍어 둬 이 분야 투자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앞으로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신성장동력 확보에도 속도를 낼 것이다"며 "현재 전고체배터리에서 사용될 소재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기업공개 과정에서 신주 모집(885만6천 주)을 통해 1조 원가량의 자금을 확보한다. 또 2024년부터는 분리막소재 판매로 매년 벌어들이는 자금만으로 투자비용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노 사장은 앞으로 수년 동안 매년 수천억 원이 넘는 공격적 신규투자계획을 세웠다. 투자재원은 증설에 주로 쓰이지만 일부가 전고체배터리소재 개발에도 쓰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고체배터리는 배터리 내부에 있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한 것을 말한다.
현재 전기차에 쓰이는 리튬이온배터리는 발열과 화재에 약점을 보이지만 전고체배터리는 고체 상태 전해질을 이용해 안정성이 더 높고 수명이 길다.
특히 전고체배터리는 안정성이 높은 장점을 활용해 안전 관련 부품을 줄이고 배터리용량을 더욱 키울 수 있어 리튬이온배터리에 이어 차세대 배터리로 자리잡을 것으로 여겨진다.
SK이노베이션,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기업들도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전고체배터리 개발에 나서고 있다.
노재석 사장은 중장기적 미래를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전고체배터리소재시장 진출을 미리부터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고체배터리의 상용화 예상시점이 아직 많이 남은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앞으로 상당 기간 현재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는 리튬이온배터리소재 습식 분리막시장이 유지될 것으로 분석된다.
박상범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전고체배터리 등장에 따른 사업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전고체배터리 상용화시점은 2027년 이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노 사장도 기업공개 전략설명회에서 "전고체배터리가 상용화되더라도 가격, 기술장벽 등의 요소가 있어 시장에서는 상당 기간 리튬이온 배터리와 공존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노 사장은 먼저 주력인 습식 분리막사업의 시장 점유율 1위를 굳히기 위해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배터리시장 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지난해 습식 분리막시장에서 점유율 26.5%로 세계 1위에 자리했다. 2025년에는 점유율이 43%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중국 창저우와 폴란드 실롱스크에 분리막 생산설비 증설을 진행하고 있고 2024년 이후 미국에서도 생산설비를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증설공사를 마치면 SK아이이테크놀로지 분리막 생산능력 규모는 현재 10억4천만㎡에서 2024년 27억3천만㎡로 늘어난다.
특히 2023년까지 생산할 분리막의 85% 이상은 고객사와 판매 협의가 끝난 것으로 파악된다. 생산설비 증설에 발맞춰 안정적으로 실적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이미 마련한 셈이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5월11일 상장을 앞두고 이뤄진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미래 성장성에 높은 평가를 받았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22~23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883대 1을 보였다. 이번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경쟁률 1883대 1은 역대 코스피, 코스닥 상장기업을 모두 통틀어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공모가도 희망 공모가(7만8천~10만5천 원) 상단인 10만5천 원으로 결정됐다.
노 사장은 "앞으로 습식 분리막시장에서 점유율을 지속해서 늘려 시장 선두지위를 굳건히 할 것이다"며 "기업공개를 잘 마무리하고 사업 경쟁력을 높여 전기차산업 생태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