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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승덕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1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고승덕 서울교육감 후보가 교육감 선거를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밝혔다.
고 후보의 딸이 “아버지는 교육감 자격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데 대해 고 후보는 “공작정치”라고 주장했다. 과거 장인이었던 박태준 전 포스코 회장 측과 문용린 후보 측이 손을 잡고 자녀를 이용해 자신을 후보자리에서 끌어내리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 후보는 1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큰 딸 고희경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대해 "부덕의 소치임을 인정하고 서울시민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하지만 자녀를 이용해 후보 자리에서 끌어내리려는 공작정치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고 후보는 친딸이 “아버지가 자녀 교육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 등 교육감으로 자격이 없다”는 글을 올린 것과 관련해 “박태준 전 포스코 회장의 아들과 문용린 후보의 야합에 따른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 후보는 박 전 회장과 문 후보가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 전 회장의 장남 박성빈씨와 문 후보는 2대째 내려오는 끈끈한 관계에 있고 고 후보를 적으로 생각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대중 정부시절인 2000년 문 후보는 교육부장관을, 박 전 회장은 총리로 재임했으며, 박 전 회장 장례식 때 문 후보는 장례위원을 맡았고, 2012년 2월부터 박 회장의 장남 박씨와 포스코청암재단 이사로 함께 재직했다"고 설명했다.
고 후보는 특히 박씨가 문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에 있는 조카가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다. 고승덕과 싸워줘서 고맙다. 이게 우리 집안의 뜻”이라고 말했다는 내용의 언론보도와 관련해 "박씨가 문 후보에게 전화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1999년 한나라당 보궐선거 공천을 받았을 당시 장인이자 집권여당 자민련의 총재였던 박 전 회장 측의 회유와 압력을 받고 납치되다시피 기자회견장에 끌려기 공천을 반납해 가슴에 상처를 입은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고 후보는 이런 정황을 들어 딸의 편지를 문 후보 측에 의한 공작정치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고 후보는 "딸의 글이 과장됐다고 따지기보다 부덕의 소치임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 전 회장의 둘째딸 박유아씨와 이혼하고 자녀들과 헤어진 경위도 설명했다.
고 후보는 1992년 한국에 귀국한 뒤 자녀를 한국에서 키우기를 원했지만 미국시민으로 키우길 원하는 전처 사이에 갈등이 있었는데 1998년 전처가 일방적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미국으로 떠나면서 결별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들이 미국으로 떠난 이후 몇 년에 한 번 한국에 들어올 때 만나면서 가끔 전화나 문자, 카카오톡 메세지를 주고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혼 과정에서 부부 공동명의로 된 아파트를 넘겨주고 빈털터리가 됐다고 주장했다. 고 후보는 그 이후 전처는 뉴저지에 콘도 2채를 사서 언론에 오르내리기도 했고 한남동 유엔빌리지에 호화주택을 매입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1993년 당시 박태준 회장은 재산 360억 원을 증여하면서 63억 원의 증여세를 냈다.
고 후보는 2002년까지 4~5년의 사실상 이혼상태를 거치면서 한국에 남아 외롭게 살다가 2004년 평범한 집안 출신의 경향신문 여기자였던 지금의 아내와 재혼했으며, 슬하에 자녀는 없지만 원만하게 잘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 후보는 “딸이 어떠한 마음으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는지 소상히 알아보겠다"며 "아이가 가졌을 저에 대한 미움에 대해서도 저의 잘못임을 인정하고 딸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고 후보는 "자녀를 이용해 후보 자리에서 끌어내리려는 공작정치에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때 재벌가의 사위였던 대가를 이렇게 혹독하게 치르고 있다"면서 "재벌가 집안과 결혼이 낳을 결과에 대해 부주의했던 젊은 날을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태준 전 회장 가문과 갈등에 대해 "박태준가에서 저는 평범한 집안의 자수성가한 아들이었고, 한국에서 자녀를 키울 것을 고집하는 답답한 촌놈이었다"며 "박태준가에 미움을 받게 된 이유는 나이든 부모가 있는 한국에서 살기를 원해 영주권을 뿌리치고 귀국했고, 다시 미국에 나가 살기를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고 후보의 딸 고희경(27)씨는 이날 고 후보의 기자회견 이후 페이스북에 다시 글을 올려 "말해야 할 것을 말했기 때문에 양심의 가책을 덜었다"며 "더이상 공적으로 발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고 후보에 대한 진실, 자녀들의 교육 문제에 관심이 없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확신을 갖고 글을 올렸다"며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지도자가 선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