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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마크롱 모델'로 윤석열에게 손짓, 여야 판 흔드는 대개편 짜나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1-04-20 16: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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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제3세력을 규합해 집권하는 프랑스의 '마크롱 방식'을 추구하는 것일까?

김 전 위원장이 연일 국민의힘을 비난하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어 새로운 집권모델을 찾고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6571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종인</a> '마크롱 모델'로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27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윤석열</a>에게 손짓, 여야 판 흔드는 대개편 짜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20일 정치권은 김 전 위원장과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 오간 설전이 뜨거웠다. 발단은 김 전 위원장의 언론 인터뷰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공개된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정돈되지도 않은 국민의힘에 들어가려 하겠나”며 “국민의힘에 들어가 흙탕물에서 같이 놀면 똑같은 사람이 되는 거다. 백조가 오리밭에 가면 오리가 돼버리는 것과 똑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아니어도 대통령이 될 수 있나, 대통령선거를 치르려면 돈과 조직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자 김 전 위원장은 “프랑스에서 국민의 신만을 받은 에마뉘엘 마크롱이 대통령이 돼 기성 거대 양당이 붕괴됐다”며 ‘마크롱 모델’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15% 이상 득표하면 선거비용을 국가가 대주는 데 염려할 게 뭐 있냐”며 자금 때문에 거대 양당 외에 대선주자가 나오기 어렵다는 일각의 전망을 일축했다.

이를 놓고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들어오지 않으면 대선 길이 보이지 않을 것이다”라며 “음해와 네거티브는 누가 나서 싸울 것이며 막대한 자금은 어떻게 조달할 것이며 일선 읍, 면, 동까지 뻗어있는 조직은 어떻게 감당할 것이냐”고 반박했다.

장 의원은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들어와 당의 대통령후보가 되는 순간부터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위한, 윤석열에 의한, 윤석열의 정당’이 된다”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과 국민의힘 사이에 윤 전 총장을 두고 줄다리기를 벌이는 양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별도로 야권은 김 전 위원장이 제3의 대선주자로 만드는 새로운 집권전략을 짜고 있다는 시각이 확산되면서 술렁거렸다.

김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에 쓴소리를 했을 때만 해도 실제 윤 전 총장과 '딴 살림'을 차릴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이 비난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어 선을 넘었다는 말이 나온다.

그가 제시한 마크롱 모델도 주목을 끌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과거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정부에서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과 경제산업부 장관을 지냈다. 하지만 사회당 정부를 떠난 뒤 새로운 정당 앙마르슈(전진)를 창당해 2017년 대통령선거에 출마했고 당선됐다.

의석 수가 하나도 없는 신생 정당의 후보로 나와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같은 해 치러진 총선에서 앙마르슈는 전체 의석 577석 가운데 308석을 얻으며 과반을 넘겼다. 강력한 대통령이 구심점이 돼 의회 권력 역시 집권당을 중심으로 재편된 셈이다.

김 전 위원장도 윤 전 총장을 중심으로 비슷한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다음 총선이 2024년에 있기 때문에 마크롱 대통령처럼 곧바로 선거를 통해 국회 권력을 쟁취하기는 어렵지만 2022년 대선 전후로 여야 정치인들이 윤 전 총장 쪽으로 쏠려갈 가능성은 없지 않다.

국내에서도 노무현 대통령 집권한 뒤 창당된 열린우리당이 이와 비슷한 형태로 정계개편에 성공했다. 기존 여당이었던 새천년민주당 일부와 제1야당인 한나라당의 개혁 성향 인사들이 모여 열린우리당이 결성했고 2004년 4월 치러진 제 17대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얻었다. 

유력 대선주자를 중심으로 정계개편이 이뤄진 일은 여러 번이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이 유력한 대선주자로 떠오르자 여당인 새천년민주당 의원들이 노무현 후보에게 사퇴를 요구하며 사실상 정 전 의원 쪽으로 넘어가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대선주자 입지를 지니고 있었을 때도 안 대표를 중심으로 세력이 형성됐고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대통령선거는 이기면 모든 것을 쥐는 속성에 따라 만약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을 앞세워 세력 규합을 시도한다면 국민의힘 다수와 민주당 일부도 호응할 것이란 시선도 나온다.

국민의힘 안의 초재선 의원들 가운데 김 전 위원장과 가까운 사람들이 적지 않아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과 당 밖에서 일을 꾸미면 국민의힘을 떠나 끌려갈 사람이 나올 수 있다. 민주당에서도 윤 전 총장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 정치색채가 옅은 전문가 집단 등에서 일부 이탈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결국 열쇠는 윤 전 총장이 쥐고 있다. 전국적 조직력을 지닌 국민의힘과 정치권 내 킹메이커로 공인받는 김 전 위원장 사이 저울질에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들어온다면 매력이 반감될 여지가 있기 때문에 김 전 위원장의 인터뷰 내용이 타당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당내 정치인들도 당 밖은 정글이란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쉽사리 거취를 옮기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야권 단일화 같은 모델로 국민의힘 후보와 윤 전 총장이 최종 후보를 다투는 대선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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