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7월에 청년과 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하는 주택금융공사 보증의 만기 40년 모기지 상품을 내놓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모기지(Mortgage Loan)는 은행이 주택관련 대출을 한 뒤 대출채권을 바탕으로 증권을 발행해 대출재원을 조달하는 제도로 주택자금 수요자는 장기저리로 주택 구입자금을 빌릴 수 있다.
금융위원회가 조만간 발표할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40년 모기지 상품의 구체적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초장기 모기지 출시를 놓고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보궐선거에서 패배에 부동산정책의 실패가 중요한 요인이 된 것으로 판단하고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유리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새로운 부동산정책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월에 내놓은 50년 모기지 국가보증제는 현재 민주당의 움직임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최준우 사장은 2월 취임식에서 “초장기 모기지 도입, ESG 채권 시장선도를 통해 공사의 주택저당증권(MBS)이 국채에 버금가는 우리나라 대표 채권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주택금융공사가 40년 모기지의 보증을 맡을 것으로 보여 최 사장은 장기채에 우호적이지 않은 국내 금융환경에서 재원을 조달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
주택금융공사는 모기지상품의 대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주택저당증권을 발행해 자본시장에 판매한다. 은행 등 금융기관은 주택 매수자에게 대출을 실시하면서 대상 주택을 담보로 잡은 대출채권을 주금공에 양도하고 이 대출채권이 주택저당증권의 기초가 된다.
주택저당증권의 만기는 모기지의 만기에 따라 늘어난다. 40년 모기지 상품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만기 30년 이상인 주택저당증권이 발행돼야 한다.
문제는 국내 장기채시장이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활성화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국내 장기채의 만기는 최장 20년이었다가 지난해 10월 주택금융공사가 40년 모기지를 준비하기 위해 처음으로 30년 만기 주택저당증권을 100억 원 규모로 발행했다.
발행금액의 8배에 이르는 초기 수요가 발생했으나 금융권에서는 30년 만기가 처음 등장한 데 따른 반응일 뿐 대규모로 발행됐을 때 수요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시선이 나온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지난해 11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40년 이상 모기지 도입과 관련해 “미국은 40~50년 모기지가 가능하게 채권도 장기물이 많은데 한국은 국채도 30년짜리는 발행이 잘 안 됐다”며 “30년 뒤를 내다보고 투자결정을 하지 않는 문화적 측면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는 저금리 상황이지만 앞으로 경기회복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금리인상이 나타날 수도 있어 변동금리 장기채 발행은 주택금융공사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근로자가 40년 이상 일을 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40년 장기의 주택자금 대출이 만들어지면 나중에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채무불이행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점도 문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40년 모기지는 통상적으로 근로소득이 발생하는 기간과 차이가 있어 일반 금융회사에서 다루기 어렵고 정책모기지로 일률적으로 시장에 제공될 수 있는데 채무불이행의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며 “시장에서 팔리기 위해 지나치게 할인발행될 가능성도 있는데 정부나 주택금융공사가 그 모든 위험을 떠안게 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