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사장은 지난해 초 인공지능에 관해 효율화, 개인화, 추론, 탐구 등 4단계 발전방향을 제시했다. 가장 발전된 4단계는 인공지능이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해 더 나은 해결책을 제안하는 수준을 말한다.
다만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상용화한 인공지능은 대부분 2단계 이하에 머무른다. 지정된 명령을 수행하거나 사용자의 과거 행동을 분석해 패턴을 찾는 데 그친다는 뜻이다.
박 사장은 인공지능을 통해 고객에게 ‘더 나은 삶’을 제시한다는 비전을 강조해 온 만큼 양자컴퓨팅을 통해 LG전자의 인공지능을 더욱 강화할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큐앤코와 같은 잠재력 있는 기업과 함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며 수준 높은 응용 연구를 추진해 고객의 더 나은 삶을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 미래 소비자는 집안의 스마트미러를 통해 건강을 점검하거나 몸에 맞는 옷을 추천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LG전자 >
현재 LG전자는 집안과 집밖의 시스템을 통합해 인공지능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홈 솔루션을 구상하고 있다.
스마트홈에 설치된 스마트미러는 사용자가 앞에 섰을 때 알맞은 옷과 화장을 추천하거나 건강을 점검해준다. 스마트냉장고는 내부에 어떤 식재료가 보관돼 있는지 스스로 파악할 수 있다.
사용자가 밖에 나가 자동차를 타면 집안에서 시청하던 채널을 이어서 볼 수 있다. 또 예약해둔 식당으로 이동하는데 차가 밀려서 약속된 시간에 도착할 수 없다면 자동차에 탑재된 인공지능이 알아서 레스토랑에 연락해 예약시간을 변경한다.
양자컴퓨팅 기반 인공지능은 이보다 더 편리한 생활상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지난해 11월 미래 인공지능을 소개하며 “예를 들어 인공지능 냉장고는 냉장고 속 식재료를 인식하는 것을 넘어 인식한 식재료가 떨어지면 구입을 제안하는 개인화로 진화해갈 것이다”며 “그 뒤에는 스스로 사용자의 취향과 평소 소비패턴을 분석하고 인터넷을 스스로 검색해 가격 효율을 따져 식재료 구입을 제안하는 단계로 진화해 갈 것이다”고 말했다.
LG전자 로봇사업 역시 발전된 인공지능의 수혜가 기대되는 분야다.
LG전자는 배달로봇, 살균로봇, 서빙로봇 등 다양한 서비스로봇의 제품화에 힘쓰고 있다. 현재는 대부분의 로봇이 기업이나 서비스업 현장으로 공급되지만 인공지능이 고도화함에 따라 로봇의 활용 범위가 집안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사장은 지난해 9월 독일 가전전시회 IFA2020에서 “로봇이 사람 사이 상호작용을 대신하는 효율적 대안이 될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양자컴퓨팅 기술은 향후 글로벌 IT기업 및 제조업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새로운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LG전자뿐 아니라 다른 수많은 기업이 양자컴퓨팅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 구글, IBM,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이 대표적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