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수심리가 4개월 만에 진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일 조사 기준 4월 첫째 주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6.1로 3월 다섯째 주(101.0)보다 4.9포인트 내려갔다.
이 지수가 기준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0년 11월 넷째 주(99.8) 이후 처음이다.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비중을 지수화한 것이다.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고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뜻한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한 해 등락을 거듭하다가 2020년 12월 첫째 주(100.2) 이후 지난주까지 18주 연속 100을 웃돌았다.
이 지수는 2월 둘째 주 111.9를 보이며 2020년 7월 이후 최고로 올랐는데 정부의 2.4주택공급대책 발표 후인 2월 셋째 주 110.6으로 내린 것을 시작으로 8주 연속 하락했다.
부동산원은 "2.4대책 발표 후 서울 인근에 공급이 충분히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기면서 '패닉 바잉'(공황구매)이 잦아들었다"며 "금리인상 움직임에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세금인상 우려까지 더해지며 매수심리가 잦아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남권 11개구는 이번주 매매수급지수가 97.2로 18주 만에 100 아래로 내려가며 매수심리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동과 양천구 목동 등 재건축 아파트에 정비사업 추진 기대감으로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그 밖의 대부분 지역은 매수심리가 진정되고 있다.
강북권 14개 구는 이번주 95.0으로 지난주(99.4)에 이어 두 주째 기준선 이하를 보였다.
이 지역은 지난주에 21주 만에 처음 100 아래로 내려간 뒤 2주 연속 매수심리가 잦아들었다.
서울을 5개 권역으로 나누면 동북권은 3.3포인트 하락한 95.3, 서북권은 6.1포인트 떨어진 91.7로 두 주 연속 기준선 아래에 머물렀다.
서남권은 7.1포인트 내린 95.9, 동남권은 3.3포인트 밀린 98.9, 도심권은 5.4포인트 빠진 98.0을 보이면서 4개월여 만에 기준선 아래로 떨어졌다.
수도권도 서울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이번주 108.4로 2월2주(118.8) 이후 8주 연속 하락했다.
경기도는 지난주 118.7에서 이번주 115.1로 내려갔지만 인천은 110.7에서 112.0으로 지난주보다 소폭 올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 부동산시장이 숨고르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부동산 규제완화를 내세운 오세훈 후보가 당선되면서 앞으로 부동산정책 변화에 따라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