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안동일 사장은 4월부터 각 사업부에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사업부제 조직개편을 시행하며 수익성 강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사업부제 조직은 본사로부터 영업활동에 필요한 모든 권한을 부여받아 이익 및 책임단위로서 업무를 수행하는 분권적 조직을 말한다. 이번 사업부제 조직개편을 통해 현대제철은 크게 7개 사업부별로 운영된다.
예를 들어 열연및냉연사업부는 열연과 냉연 생산과 영업, 구매까지 모든 업무를 수행한다. 하나의 사업부 단위로 움직이면 환경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며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현대제철은 기대했다.
사업부제 조직개편으로 안 사장이 지난해 4월 도입한 ‘HIT(Hyundai steel : Innovation Together)’ 활동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HIT는 설비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혁신을 말한다. 생산 모든 부문에서 높은 수준의 원가 절감 목표를 수립하고 최적의 생산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각 사업부별로 필요한 만큼 생산과 구매가 세밀하게 관리되는 만큼 생산체제 효율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셈이다.
안 사장은 이와 함께 올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객사와 판매가격 인상 협상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 현대제철은 조선사들과 후판(6mm 이상의 철판) 가격 협상에서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통해 톤당 가격을 10만~13만 원 이상 올리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조선업계가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톤당 7만 원 인상을 웃도는 수준이다.
더구나 노조와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도 기본급 동결을 뼈대로 한 합의안으로 타결하면서 생산차질이 벌어질 우려도 덜었다.
안 사장으로서는 올해 현대제철 실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안 사장은 포스코에서 광양제철소장, 포항제철소장 등을 지낸 포스코 출신 전문경영인으로 2019년 2월 현대제철에 영입된 뒤 같은 해 3월 대표이사에 올랐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아닌 외부 인사가 현대제철 대표에 오른 것은 안 사장이 처음이다.
파격인사로 평가될 정도로 취임 당시 큰 기대를 받았으나 경영성과로 영입된 이유를 보여줬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임기 첫해인 2019년 현대제철은 연결기준으로 매출 20조5126억 원, 영업이익 3313억 원을 거뒀다. 2018년과 비교해 매출은 1.29%, 영업이익은 67.71%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철강업계 자체가 어려웠던 데다 안 사장이 수익성 강화를 위해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현대제철은 2020년 연결기준으로 순손실을 보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안 사장으로서는 올해 실적이 경영역량을 실적으로 보여야 하는 첫해가 되는 셈이다.
올해 실적은 연임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안 사장에게 중요하다. 안 사장은 임기가 2022년 3월까지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제철의 올해 실적 예상치를 연초보다 높여 잡으면서 현대제철의 실적 개선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금융정보회사 FN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2021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0조2976억 원, 영업이익 807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매출은 12.62%, 영업이익은 1005.43% 증가하는 것이다. 연초 추정된 컨센서스(시장예상치)보다 실적 확대감이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올해 사업부 조직개편을 통해 사업부별 책임과 권한을 부여해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해 수익성을 강화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수소사업 등 미래사업 기반을 다지는 데도 사업부제 조직이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