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물리보안은 성숙기에 접어들고 무인화매장, 재택근무, 건물관리 등의 새로운 보안수요가 급증하면서 물리보안과 정보보안을 융합하는 쪽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내놓고 있다.
▲ 에스원 로고.
7일 에스원에 따르면 노 사장이 최근 융합형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하면서 보안시장의 새로운 수요를 잡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에스원은 올해 3월 중소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재택근무 솔루션, 어린이집 차량관제 솔루션을 잇따라 내놨으며 올해 안에 스터디카페, 세탁소, 노래방 등을 대상으로 발열감지센서 등을 갖춘 무인화 솔루션을 내놓고 이어서 건물관리용 통합솔루션도 내놓기로 했다.
이를 위해 1월 연구개발조직을 사업부조직과 통합하고 물리보안사업조직과 건물관리사업조직도 하나로 합치는 대대적 조직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에스원은 2020년 기준으로 이미 150곳 이상의 편의점에 무인화매장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전국 2천 곳의 PC방과 200곳의 주차장도 무인화작업에도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노 사장의 행보는 보안업계의 빠른 변화와 무관치 않다.
보안업계는 크게 물리보안과 정보보안(사이버보안)으로 나뉜다. 물리보안은 건축물, 보안설비, 보안시스템, 보안요원을 이용해 외부인의 접근을 차단하는 것이고 정보보안은 암호화, 방화벽, 접속기록관리, 백신 등을 활용해 외부인에 의한 정보의 훼손과 변조, 유출 등을 방지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 보안시장은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의 2020년 정보보호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정보보호산업(보안시장)은 해마다 5% 규모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2020년 시장 규모는 약 12조 원대로 이 가운데 물리보안은 8조 원, 정보보안은 4조 원에 이르렀다.
물리보안시장이 2배 가까이 크지만 성숙기에 진입한 반면 정보보안시장은 재택근무 솔루션 도입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전통적 방범서비스만으로는 성장성을 확보하기 힘들어지고 있다.
세콤서비스로 알려진 에스원은 물리보안시장에서는 국내 1위(점유율 50%) 기업이며 국내 보안업계 전체를 통틀어도 가장 많은 매출(2조 원대)을 내는 기업이지만 정보보안시장에서는 영향력이 크지 않다.
특히 지난해 11월 정보보안 1위 기업인 SK인포섹이 물리보안 2위(점유율 30%) 기업 ADT캡스를 합병하면서 에스원의 긴장은 높아지고 있다.
보안업계에서는 국내 1위 정보보안회사와 2위 물리보안회사가 통합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시너지가 작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 실제로 SK인포섹은 정보보안과 물리보안을 융합한 통합서비스 출시를 예고해 향후 융합형 보안서비스시장에서 만만찮은 경쟁이 예상된다.
노 사장으로서는 보안업계 1위 지위를 지켜야 하는 과제가 더 무거워진 셈이다.
노 사장은 1월 보도자료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고객의 생활패턴에 부합하는 기술이 보안업계의 새로운 가치로 떠오르고 있다"며 "올해 인공지능과 생체인증, 정보통신, 빅데이터 등 에스원만의 탁월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보안업계 트렌드를 주도하고 업계 1위 지위를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노 사장은 에스원의 약점이라고 볼 수 있는 정보보안분야의 과제는 핵심기술을 지닌 업체와 손잡는 방식으로 풀어가고 있다.
에스원은 센서, 컨트롤러, 지능형 영상감시장비와 같은 물리적 인프라를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암호화기술과 같은 정보보안 기술은 삼성SDS 등 전문업체와 협력하고 있다.
이러한 외부 협력사가 제공한 정보보안상품의 매출비중은 2020년 말 기준으로 이미 12%(2900억 원)까지 올라섰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스원은 무인솔루션 등이 기반이 되는 통합보안플랫폼을 구축해 향후 성장성이 가시화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에스원이 2021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3139억 원, 영업이익 2166 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보다 매출은 4.1%, 영업이익은 5.9% 늘어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