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왜 골프장 운영회사 스카이72를 향한 공세의 강도를 계속 높이며 서두르는 것일까?

신임 사장으로 강한 리더십을 만들겠다는 전략도 있지만 시간이 길어질수록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손해를 복구하기 힘들어진다는 현실적 문제도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개항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보고 있는데 임대료 수입을 크게 늘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은 물론 손해배상 등 비용회수가 충분하지 못할 상황을 피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5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안팎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스카이72와의 분쟁을 올해 내내 이어간다면 1년 동안 440억 원이 넘는 골프장 임대료 수익을 놓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적자(4260억 원)의 10%를 줄여줄 수 있는 금액으로 결코 무시할 수준이 아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해 10월 스카이72와 분쟁을 겪고 있는 지역에 KMH신라레저라는 다음 골프장 임대사업자를 선정해 뒀다.

KMH신라레저가 입찰에서 제시한 요율로 역산해 보면 인천공항공사에게 지급할 연간 임대료는 약 440억 원에 이른다. 스카이72가 지난해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지급한 임대료 140억여 원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미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스카이72 사이 분쟁이 알려진 상황에서도 KMH신라레저가 다소 무리한 입찰요율을 제시한 것은 골프장 운영을 통해 더 많은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렸을 가능성이 크다.

스카이72의 과거 실적을 보면 2006년 이후 10년이 넘도록 전국에서 매출규모가 1위인 골프장이다.

스카이72의 감사보고서를 종합해 보면 스카이72는 2005년부터 2019년까지 골프장을 운영하면서 2014년에 투자비용 2천억 원을 모두 회수했다. 같은 기간의 누적 매출은 9959억 원, 누적 순이익은 1644억 원이다.

게다가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줄어든 해외골프 수요를 모두 흡수해 매출이 900억 원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스카이72로서는 해외여행 제한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법적 분쟁을 이어가면서 영업을 이어가는 편이 법적 분쟁의 결과와 관계없이 이득이라는 계산을 세웠을 수 있다.

스카이72가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법적 분쟁을 통해 시간을 끄는 것이 경제적 이익이라고 판단한 것은 반대로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보면 새 사업자로부터 받을 임대료 수익의 기회를 날려버리는 손해인 셈이다.

법적 분쟁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유리한 판결을 받아 스카이72로부터 받아야 할 것들을 일부 받아낸다고 가정해도 새 사업자로부터 얻어낼 수익은 스카이72가 나가지 않는 동안 기회비용으로 없어지는 것이다. 

게다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적자를 본 만큼 한 푼이라도 수익을 올리는 것이 절실하다.

코로나19에 따른 공항 이용객 감소는 김 사장의 영향력 밖의 일이지만 골프장 정상화를 통해 수백억 원에 이르는 임대료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 사장은 스카이72에 강공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김 사장에게는 공공기관의 재산을 대상으로 벌어지는 불법적 영업을 막아야 한다는 당위적 측면과 취임 직후부터 산적한 현안에 강한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는 개인적 측면 외에 경제적 이유까지 더해진 셈이다.

골프장 부지의 명도와 관련해 시간이 흐를수록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손해가 커지는 것은 물론 현실적으로 완벽하게 모든 손해를 배상받지 못할 위험성이 커진다는 점도 김 사장이 고려했을 요인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이미 1월에 스카이72을 상대로 부동산 명도소송을 냈다. 하지만 부동산 명도소송을 통해 실제로 분쟁 부동산을 돌려 받기까지는 6개월 또는 1년 이상 걸릴 수 있다.

게다가 스카이72의 당성향이 매우 높은 점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충분한 손해배상을 받을 가능성을 놓고 부정적 전망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많은 금액을 배당해 스카이72 밖으로 이미 상당부분의 돈이 빠져나갔다면 이후 관여할 수 있는 법인, 개인, 채권자 등 이해관계자가 많아지고 법적 관계가 복잡해지면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승소를 통해 받아낼 수 있는 손해배상액도 충분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카이72는 2005년부터 2019년까지 거둔 누적 순이익 1644억 원 가운데 72.4%인 1191억 원을 배당했다.

스카이72의 최대주주는 지분 49.9%를 보유한 오엔에스글로벌이며 오엔엑스글로벌의 지분 50%를 보유한 최대주주는 김영재 스카이72 대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