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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브 발머 전 MS CEO |
스티브 발머 전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미국 프로농구단 LA클리퍼스를 인수했다. 발머는 그동안 시애틀에 프로농구팀을 만들기 위해 NBA 농구단을 사려고 몇 번이나 시도했는데 이번에 마침내 꿈을 이루게 됐다.
구단주의 인종차별 발언으로 물의를 빚어 매물로 나온 LA클리퍼스 인수전에서 발머가 가장 높은 20억 달러(약 2조404억 원)를 제시해 새로운 구단주가 됐다.
프로구단에 인수에 20억 달러가 투입된 것은 북미 스포츠 사상 처음이다. 구겐하임그룹이 2012년 다저스를 인수하면서 21억5천만 달러를 동원했으나 당시 계약에 부동산과 주차장 수익, 중계권 등이 모두 포함됐다. 순수 인수금액만 놓고 보면 이번 계약금액이 더 많다.
발머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LA클리퍼스의 인수의사를 묻자 “나는 농구를 사랑하고 언젠가 NBA의 일부가 되고 싶다” “기회가 시애틀 바깥에 있다고 해도 상관없으며 지금 시장에 나오는 팀이라면 관심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발머는 지난해에도 연고지를 시애틀로 옮기는 조건으로 새크라멘토 킹즈를 인수하려 했지만 NBA 구단주들이 반발해 무산됐다.
발머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CEO로 재직한 24년을 포함해 34년 동안 일하고 올해 초 나델라에게 CEO 자리를 물려준 뒤 은퇴했다.
발머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주 빌 게이츠가 보유하던 주식을 일부 매각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최대주주가 됐다. 발머는 마이크로소프트 주식 3억3320만주를 보유해 빌 게이츠보다 310만주 더 많다. 발머의 주식 평가액은 189억 달러(약 19조4천억 원)에 이른다.
LA클리퍼스 구단이 매물로 나오자 그동안 오프라 윈프리와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데이비드 게펜,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이 구성한 ‘3인 동맹’을 비롯해 LA다저스 공동 구단주 매직 존슨, NBA 중국인 스타 야오밍 등이 인수를 희망했다.
발머의 LA클리퍼스 인수는 NBA사무국 승인이 떨어지면 끝난다. 현 구단주 도널드 스텔링이 인종차별 발언으로 영구퇴출되기 때문이다.
지난 4월27일 미국의 연애 전문매체 'TMZ'는 스털링이 여자친구에게 "경기장에 흑인과 함께 오지 마라", "흑인과 뭘 해도 좋지만 공개적 자리에 함께 다니지 마라" 등의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NBA사무국은 이 사실을 확인하고 스텔링을 영구퇴출 조처하고 벌금 250만 달러(약 26억 원)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NBA사무국은 이어 LA클리퍼스의 매각을 추진했다.
부동산 개발업자인 스털링은 1981년 1250만 달러(약 128억 원)에 LA클리퍼스를 사들였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014년 LA클리퍼스의 가치를 5억7500만 달러(약 5925억 원)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