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기 위한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까?
카카오가 1조8700억 원에 이르는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 76.4%를 1조8700억 원 규모에 인수하기로 결정했지만 카카오가 실제로 마련해야 할 현금의 규모는 최소 9천억 원에서 최대 1조2천 억 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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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범수 카카오 의장. |
카카오는 인수에 필요한 자금 1조8700억 원 가운데 7천억 원 가량을 2월 말 실시하는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하기로 했다.
카카오가 나머지 1조1700억 원을 모두 마련해야 할지 여부는 SK플래닛의 결정에 달려있다.
카카오가 이번에 인수하기로 한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 76.4% 가운데 15%(약 2천억 원)는 SK플래닛이 보유하고 있다.
SK플래닛이 지분을 팔지 않는다면 카카오가 추가로 확보해야 할 돈은 9천억 원 수준까지 낮아진다. SK플래닛은 20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지분 매각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카카오가 현재 가용할 수 있는 현금은 9천억 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카카오의 분기 사업보고서 등을 보면 카카오가 보유한 현금과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 등은 모두 합쳐 약 7600억 원 규모다. 하지만 운영비 등을 감안하면 이 돈을 모두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인수 대금으로 사용하기는 무리다.
이 때문에 카카오는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카카오가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을 인수한 뒤 경영권 방어에 필요한 지분 51%를 남겨놓고 나머지 지분을 되팔 가능성도 일각에서 나온다.
이 경우 중국 기업이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을 살 가능성이 높다.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음원서비스인 ‘멜론’에 대한 중국의 관심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 최대 음원서비스인 QQ뮤직을 자회사로 거느린 텐센트 등이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카카오가 회사채 등을 발행해 현금을 조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카카오는 지난해 11월 1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적이 있다.
다만 회사채를 과하게 발행할 경우 카카오의 신용등급(현재 AA-)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점은 부담이다.
김범수 의장 등 카카오 지분을 대량 보유한 특수관계인이 지분을 담보로 현금을 융통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다양한 방안을 놓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가장 합당하고 적절한 방법을 동원해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작업을 차질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