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경쟁하는 여러 모바일기업이 중급 스마트폰에도 고사양 카메라를 탑재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차별화하기 위해 카메라 성능을 앞세워 왔다. 최근 스마트폰사업에서 중급의 비중을 늘리고 있는데 경쟁력을 더욱 높이기 위해 중급에서도 카메라 사양을 키울지 주목된다.
▲ 18일 삼성전자 신제품 공개행사 갤럭시언팩에서 중급 스마트폰 갤럭시A52와 갤럭시A72가 공개되고 있다. <삼성전자> |
26일 모바일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1억800만 화소 이미지센서가 점차 중급 스마트폰 쪽으로 확대 적용되고 있다.
이미지센서는 빛을 디지털 신호로 바꾸는 시스템반도체로 카메라 등에 사용된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이미지센서에 탑재된 화소가 많을수록 세밀한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다.
중급 스마트폰에 고사양 카메라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대표적 기업은 샤오미다.
샤오미가 23일 국내에 선보인 레드미노트10프로는 중급 스마트폰 레드미노트 시리즈 최초로 1억8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카메라 화소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 중급 제품군 갤럭시A 시리즈를 훨씬 앞서는 셈이다.
샤오미는 레드미노트10프로를 두고 “업계 미드레인지(중급 기기) 제왕을 재정의하기 위한 헌신”이라며 “최고의 가격 대 성능비를 갖춰 소비자에게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고 말했다.
다른 모바일기업들도 샤오미와 비슷한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중국 리얼미는 24일 인도에서 20만 원대 1억800만 화소 스마트폰 리얼미9프로를 공개했다.
모토로라와 노키아도 1억 화소 센서 기반의 중급 스마트폰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T매체 노트북체크는 “최고급 카메라와 중급 사양의 결합이 유행하고 있다”며 “올해는 중급 1억800만 화소 스마트폰의 해가 될 것이다”고 바라봤다.
현재 세계 모바일기업들이 사용하는 1억800만 화소 이미지센서는 모두 삼성전자에서 생산하는 제품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가 갤럭시A 시리즈의 성능을 높일 여건은 충분한 것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갤럭시A 시리즈는 요사이 삼성전자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리는 주력제품으로 꼽힌다. 시장 조사업체 캐널라이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상위 10개 모델 중 삼성전자 제품은 갤럭시A 시리즈 5종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A 시리즈 판매 확대에 힘쓰고 있다. 신제품 공개행사 갤럭시언팩을 18일 개최해 갤럭시A52와 갤럭시A72 등을 소개했다. 갤럭시언팩에서 중급 스마트폰을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마트폰 성능도 개선됐다. 갤럭시A52와 갤럭시A72는 갤럭시A 시리즈 최초로 90·120Hz 주사율을 제공한다. 주사율은 화면이 1초에 몇 번이나 깜빡이는지를 나타낸다. 숫자가 높을수록 화면이 부드러워진다.
▲ 샤오미 스마트폰 레드미노트10프로. 1억800만 화소 센서와 120Hz 주사율을 갖췄다. |
하지만 갤럭시A 시리즈의 카메라 화소 사양은 여전히 최고 6400만 화소 수준에 머무른다.
반면 샤오미는 1억800만 화소 카메라가 실린 레드미노트10프로에 120Hz 주사율을 적용했다.
삼성전자의 중급 스마트폰 경쟁이 더욱 힘겨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삼성전자가 샤오미 등과 달리 중급 스마트폰의 카메라 사양을 높이는 데 신중한 까닭은 마케팅에서 프리미엄 제품과 혼선이 빚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첫 1억800만 화소 스마트폰 갤럭시S20울트라를 출시한 뒤 고화소 센서를 갤럭시S 시리즈와 갤럭시노트 시리즈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갤럭시S21 시리즈를 출시하며 “갤럭시S21울트라에 탑재된 1억800만 화소 센서는 12비트 고명암비(HDR) 촬영이 가능하고 풍성한 색상 정보를 포함해 전문가 수준의 사진 편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예전보다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판매량이 줄어드는 등 위상이 약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갤럭시A 시리즈에도 1억 화소 카메라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말도 나온다.
IT전문 유튜버 사일런트테크리뷰 등은 삼성전자가 1억800만 화소 카메라, 7천 mAh 용량의 배터리 등을 갖춘 스마트폰 갤럭시A100 5G(가칭)를 개발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은 주력 제품(플래그십) 경쟁에서 애플에 밀리고 있다”며 “갤럭시A51 등 갤럭시A 시리즈의 선전이 위안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