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뚜기에 따르면 올해 해외사업 확장에 힘을 쏟고 있는데 특히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사업 성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베트남은 한류 바람과 매운 맛을 즐기는 그곳 문화 덕분에 한국 라면의 인기가 높은 곳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사업은 시작한 지 시간이 지났지만 베트남은 기존 판매법인에서 생산법인으로 바꿔 2019년부터 라면 생산을 본격화했다”며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베트남에서 기대만큼의 매출 증가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오뚜기 현재 미국, 베트남, 중국, 뉴질랜드에 법인을 설립하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특히 베트남 법인에 힘을 주고 있다.
미국에는 공장이 없고 뉴질랜드 공장은 사골곰탕 원료를 생산해 국내로 들여오는 공장이어서 해외 매출과 관련이 없다. 따라서 현지에서 생산에 현지에 판매하는 오뚜기 해외공장은 베트남 공장뿐이다.
더구나 베트남은 세계 라면소비 5위 국가로 최근 한류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 라면의 판매량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 2019년 기준 베트남의 라면 총수입액 가운데 55.7%를 차지했다.
이혜인 베트남 하노이무역관은 베트남 식품 유통 바이어의 말을 인용해 “베트남에서 한국 라면은 세련된 패키징, 맛 등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지만 가격이 비싸다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서는 오뚜기의 열라면, 진라면 등이 판매되고 있다. 특히 열라면은 매운맛을 선호하는 베트남의 문화적 특성에 맞아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함영준 회장은 올해 베트남에서 대형 유통매장 입점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국산 라면은 K마켓, 롯데마트 등에서 판매되고 있지만 아직 베트남 현지 대형 유통점에는 많이 입점돼 있지 않다. 베트남의 대형 유통매장(마트)들은 대부분 국영기업으로 쿠프 마트(Coop Mart), 비나텍스 마트(Vinatex Mart), 하프로(HAPRO), 빅씨(Big C, Citimart) 등이 대표적 베트남 국영 마트다.
이혜인 베트남 하노이무역관은 “베트남시장에 진출한 한국 인스턴트 라면 브랜드 가운데에는 오뚜기, 삼양식품, 농심 등이 있으나 베트남 현지 브랜드의 강세로 전체 시장을 지배하는 한국 브랜드는 없다”며 “베트남인의 입맛을 고려한 현지화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오뚜기가 지난해 407억 원을 투자해 오뚜기중앙연구소를 설립한 만큼 지역별로 현지화된 제품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오뚜기가 베트남에 두 번째 공장을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함 회장은 오뚜기의 해외매출 확대가 필요하다.
오뚜기는 2020년 내수시장의 성장을 바탕으로 호실적을 거뒀지만 해외매출 비중은 여전히 10% 선을 넘지 못했다. 경쟁사인 농심과 삼양식품의 해외매출 비중이 50%에 육박하는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함 회장도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해외개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함 회장과 함께 오뚜기를 이끌고 있는 이강훈 사장은 지난해 연임에 성공하며 “맛과 품질이 우수한 신제품 출시와 연구소 설립으로 더욱 좋은 환경에서 성과를 내고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해 수출로 이어가겠다”며 해외사업 확대의 의지를 분명히 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오뚜기의 해외매출 확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뚜기의 관건은 해외매출 비중 확대와 내수 수익성 개선”이라며 “2015년부터 오뚜기의 해외매출은 연평균 3%의 성장률을 보이는 등 성장흐름이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는 만큼 향후 해외매출 증가가 외형 확대를 이끌 수 있다”고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