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대형건설사 가운데 연구개발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우건설은 상장한 시공능력평가 상위 5대 건설사(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 GS건설, 대우건설) 가운데 2020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을 삼성물산에 이어 두 번째 큰 폭으로 늘렸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0.82%로 집계됐다. 2019년 0.73%와 비교해 0.9%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삼성물산이 가장 큰 폭으로 연구개발비 비중을 확대한 건설사로 꼽힌다. 전년보다 0.12%포인트 늘었다.
다만 삼성물산의 연구개발활동에는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구개발이 상당부분 포함돼 있다. 건설 관련 연구 개발만 놓고 볼 때는 대우건설의 비중 확대가 가장 크다.
대우건설은 2016년부터 연구개발비 비중을 꾸준히 늘려왔는데 지난해부터 그 결실로 많은 연구개발 성과를 쏟아내기도 했다.
김형 사장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기술을 상품화해 수익모델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기술을 다른 건설사에 판매하는 일은 건설업계에서는 드문 일이다. 그만큼 연구개발 성과에 자신감을 나타낸 셈이다.
대우건설은 스마트모델링 프로그램과 드론관제시스템을 판매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국내외에서 다양한 공사를 수행하며 쌓아온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4차원(4D) 스마트모델링 프로그램 '스마일(SM.ile)'을 2월 말 개발했다. 4차원 모델링은 3차원에 시간 개념을 추가한 모델링 기법이다.
지반, 지형, 도면, 골조정보 등을 스마일 프로그램에 입력해 3차원 모델링을 구현한 뒤 공법과 장비를 선택하면 대우건설이 기존에 축적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공사기간 등을 빠르게 산출하는 방식이다.
2월 초에는 네이버클라우드와 업무협약을 맺고 2019년 개발한 드론관제시스템 'DW-CDS'을 고도화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드론관제시스템은 현장에 드론 전문가가 없더라도 드론의 자동비행을 가능하게 하는 체계를 말한다. 대우건설은 드론의 위치데이터와 건설현장의 영상을 활용해 현장의 모든 내용을 자동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술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연구개발을 통해 확보한 기술을 직접 실증한 뒤 이를 판매한다면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중소형건설사에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김형 사장은 자체개발한 기술의 판매까지 추진하며 새 수익원 발굴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김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대우건설의 기술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사업 발굴 및 가치사슬(밸류체인) 확대로 미래 성장동력을 보유해야 한다"며 다양한 수익원 확보를 강조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드론 제조 및 소프트웨어 개발기업 '아스트로엑스', 전기차 충전기 제조 및 충전서비스기업 '휴맥스EV'에 이어 플랫폼 프로그램 개발기업 '아이티로'에 지분을 투자하며 스타트업을 통한 신사업 확장에 힘쓰고 있기도 하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스마일 프로그램은 1~2년 동안 시범 적용한 뒤 필요로 하는 건설사에 라이선스 판매방식으로 공급하고 드론관제시스템은 올해부터 건설분야 이외의 다양한 산업군에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며 "앞으로도 지속성장을 위한 신성장동력 확보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