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최근 몇 년 사이 줄고 있는 주택사업 수주잔고 반등에 올해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은 최근 7년 만에 리모델링사업도 추진하는 등 지난해와 다르게 도시정비사업 전반에 적극적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19일 삼성물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건설부문 대표이사에 공식 선임된
오세철 사장이 풍부한 현장경험을 살려 핵심인 주택사업 수주 확대부터 추진할 것이라는 시선이 건설업계에서 나온다.
주주총회에서 사회를 맡은
고정석 삼성물산 상사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인사말에서 건설부문과 관련해 "래미안이 국가고객만족도 23년 연속 1위와 세계조경가협회상 수상 등 국내 대표 아파트 브랜드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며 "안정적 수주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세철 사장은 우선 '래미안'이 보유한 최상위권 브랜드파워를 앞세워 주택사업 수주곳간부터 채우는 일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주택사업과 건설사업 두 부문으로 나누어 수주상황을 공시하고 있는데 주택사업 수주잔고가 최근 수년 동안 건설사업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삼성물산 주택사업 수주잔고는 2017년 10조3011억 원, 2018년 7조7351억 원, 2019년 6조6290억 원, 2020년 6조5262억 원으로 파악된다.
2017년부터 2020년 사이 주택사업 수주잔고 규모가 36.6% 줄었다. 같은 기간 건설사업 수주잔고가 8.6% 줄어든 것에 비교해 주택사업 수주잔고 감소폭이 훨씬 크다.
건설업계에선 삼성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이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추가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 분쟁 소지가 많은 주택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시선이 많았다.
오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2021년은 미래를 준비하고 새로운 도약을 이루는 전환점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해 기조의 변화를 내비쳤다.
건설사에는 수주가 미래 실적과 직결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표이사 임기 첫해를 맞은 오 사장이 선결과제로 수주잔고 확대를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오세철 사장이 취임 첫해부터 지난해와 비교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는 움직임을 보이는 점은 그동안 후퇴했던 주택사업 수주잔고를 다시 늘려가기 위한 움직임으로 파악된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새로 주택을 지을 부지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도시정비사업은 건설사의 주택사업 수주를 늘리기 위한 주요한 수단으로 여겨진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도시정비사업과 관련해 "래미안의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업성과 입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이에 부합하는 사업에 꾸준히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5년 만에 도시정비시장에 복귀했는데 서울 서초구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2400억 원)과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8087억 원) 2곳을 수주한 뒤에는 다른 수주전에 참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1월부터 915억 원 규모의 서울 강남구 도곡삼호아파트 재건축사업을 수주했고 도곡동 개포한신아파트 재건축사업(622세대), 동작구 흑석9구역 재개발사업(1538세대)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서울 관악구 신림1구역 재개발사업(3961세대), 중구 남산타운 리모델링사업(5150세대), 동작구 우성·극동·신동아 리모델링사업(4396세대) 등이 삼성물산이 수주를 노릴 만한 곳으로 꼽힌다.
삼성물산은 서울 성동구 금호벽산아파트에서 2014년 이후 7년 만에 리모델링사업 복귀를 알리며 도시정비사업 확대에 힘을 더하고 있다.
금호벽산 리모델링사업은 서울시 성동구 금호로 100 일대 금호벽산아파트 1707세대를 리모델링해 1963세대로 늘려 짓는 사업이다.
통상 리모델링은 재개발이나 재건축과 비교해 사업성이 떨어져 대형건설사들이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점에서 삼성물산의 도시정비사업 확대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노후아파트가 늘며 리모델링 수요가 늘어나 최근엔 대형건설사들의 참여 움직임이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12일 열린 금호벽산 리모델링사업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현대건설 컨소시엄만 참여해 유찰됐다. 금호벽산 리모델링조합은 24일 예정된 2번째 현장설명회에도 삼성물산-현대건설 컨소시엄만 참여하면 이후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선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금호벽산 리모델링사업은 삼성물산-현대건설 컨소시엄의 수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건설업계는 보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금호벽산 리모델링에는 시공능력평가 1, 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함께 참여했기 때문에 다른 건설사가 2차 현장설명회에 참여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