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연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이 한국광해관리공단과의 통합을 앞두고 자본잠식 상태의 광물자원공사를 이끌게 됐다.
황 사장이 통합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면 새로 출범하는 ‘한국광해광업공단’의 사장으로 역할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9일 광물자원공사 안팎에 따르면 황 사장이 산업통상자원부 출신으로 광해관리공단과의 통합을 앞둔 시점에서 원만한 통합을 이끌 적임자라는 말이 나온다.
황 사장은 9일 광물자원공사 본사에서 취임식을 열고 2018년 5월부터 3년 가까이 공석이었던 광물자원공사 사장을 맡아 직무를 시작했다.
황 사장은 30년가량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근무한 관료출신으로 통합을 주도하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협력하며 통합 논의를 원만히 이끌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월26일 국회에서 ‘한국광해광업공단법’이 통과되자 공단설립위원회를 꾸려 9월 새 공단을 출범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은 광해관리공단과 광물자원공사를 통합해 새로 출범하게 되는 공단으로 통합을 통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광물자원공사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목적을 담고 있다.
황 사장은 30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상공부에서 사무관으로 일을 시작해 줄곧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근무했다.
특히 예산 및 정책을 편성하고 집행하는 기획재정담당관과 정책기획관, 산업기반실장 등을 지낸 경험을 지니고 있어 유동성 위기에 빠진 광물자원공사를 정상화하는 데 역할이 클 것으로 보인다.
광물자원공사는 대규모 해외자원 개발사업의 후유증으로 부채규모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6조9천억 원까지 늘어났다.
광물자원공사는 당장 4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5억 달러(약 6천억 원)를 상환해야 하는 데 갚을 능력이 못 돼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도 우려되고 있다.
황 사장도 취임소감으로 “통합기관의 원만한 출발을 위해 광물자원공사의 유동성 문제 해결에 전력을 쏟겠다”고 말했다.
광물자원공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한국광해광업공단법의 통과로 회생의 길을 걷게 됐다”며 “통합 공단의 출범은 9월이기 때문에 그 이전까지 자체적으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을 것이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황 사장이 광물자원공사의 통합 뒤 출범할 한국광해광업공단 초대 사장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바라본다.
통합까지 1년이 남지 않은 상태에서 산업통상부 고위 관료출신이 사장으로 취임했기 때문에 통합 과정에서 광물자원공사를 정리하는 역할을 하고 통합 공단의 사장으로 취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황 사장이 통합을 반대하는 광해관리공단 노조와 반발하는 강원도 지역사회 등을 설득해 내고 광물자원공사의 유동성 문제를 풀어 통합기반을 마련하는 데 확실하게 기여한다면 통합 공단을 이끌 적임자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다.
광물자원공사 관계자는 “황 사장의 임기는 관련 법에 따라 일단 9월까지다”며 “통합 공단 사장으로 취임하는 문제에 관해서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