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찬 계룡건설산업 각자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토목분야의 기술형 입찰에 적극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
토목분야 수주 경험을 쌓아 기술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건축분야에 치우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5일 계룡건설산업에 따르면 올해 첫 철도공사 입찰인 '강릉~제진 철도건설사업'을 시작으로 토목사업 입찰에 적극 나설 계획을 세웠다.
계룡건설산업 관계자는 "최근 토목공사 입찰은 발주되는 물량에 비해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면서도 "사업성을 검토해 꾸준히 입찰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계룡건설산업은 3월 중 발주예정된 강릉~제진 철도건설사업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강릉~제진 철도건설사업은 동해북부선의 남측 단절구간인 강릉~제진 구간 111.7km의 철도를 신설하는 사업으로 1, 2, 4, 9공구가 기술형 입찰인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 방식으로 입찰을 진행한다.
계룡건설산업이 참여를 준비하고 있는 제1공구 건설공사는 강릉지역 7.7km 구간에 해당하며 추정 공사비는 2838억 원 규모다.
이 사장은 지난해 계룡건설산업이 처음으로 대표사를 맡아 토목 기술형 입찰을 따낸 데 이어 올해도 이런 기세를 이어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계룡건설산업은 지난해 10월 '새만금 스마트수변도시 매립공사' 입찰에서 현대건설, 롯데건설, 금광기업을 제치고 수주에 성공했다.
기술형 입찰은 수주를 원하는 건설사가 직접 설계 또는 계획을 함께 제안해 평가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토목분야의 기술형 입찰은 '턴키', '기본설계 기술제안', '실시설계 기술제안' 방식으로 발주된다.
이 사장은 토목분야 기술형 입찰의 설계기술 역량을 쌓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계룡건설산업은 새만금 스마트수변도시 매립공사를 최종 심사점수 합계 85.33점으로 따냈지만 가격점수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데 비해 설계점수는 45.33점으로 입찰 참여사 가운데 가장 낮았기 때문이다.
매립공사와 철도공사는 구체적 공사종류는 다르더라도 토목 분야라는 공통점이 있어 전반적으로 기술 역량을 공유할 부분이 많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기술형 입찰에서는 설계점수와 가격점수는 서로 보완해줄 수 있는 관계"라며 "다만 설계점수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추세여서 설계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 될 것이다"고 바라봤다.
계룡건설산업은 지난해 호남고속철도 2단계 제2공구 건설공사에 컨소시엄 구성원으로 참여하며 토목공사 입찰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또 기술형 입찰방식은 아니지만 서울서부선철도사업에도 사업제안자인 두산건설이 이끄는 컨소시엄에 참여해 수주를 노리고 있다. 서울 은평구 새절역과 관악구 서울대입구역을 길이 16.2km의 경전철로 잇는 사업이다.
이 사장은 토목공사 수주를 통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해온 사업 다각화효과도 얻을 수 있다.
이 사장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연속으로 공공공사 신규수주 1위 오르며 계룡건설산업 성장을 이끌어 왔는데 상대적으로 토목보다는 건축분야에 더 집중해왔다.
2020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건축계약공사부문과 이를 통한 분양부문 매출비중의 합은 전체 매출의 69%로 집계됐다.
이 사장은 지난해 1월 열린 계룡건설산업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지난 50년을 넘어 미래를 향한 새로운 길로 함께 나아가자"며 사업 다각화 의지를 보였다.
이 사장은 오너2세 경영인으로 계룡건설산업 최대주주(22.9%)다. 1976년 이인구 계룡건설산업 창업주의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두산건설에서 직장생활을 한 뒤 2002년 계룡건설산업에 이사로 입사했다.
2020년 시공능력평가 18위에 오른 계룡건설산업의 성장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4년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뒤 현재 전문경영인인 한승구 계룡건설산업 대표이사 회장과 각자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 사장은 계룡건설산업 사업 다각화를 위해 신사업에도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계룡건설산업은 지난해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스마트팜, 모듈러주택사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고 사업구조를 다각화한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최근 모듈러건축방식을 적용하는 '행정중심복합도시 6-3 생활권 공공주택건설사업'을 수주하며 사업 다각화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