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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공들인 현대중공업 아람코 협력, 친환경 신사업 기회로 돌아와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1-03-04 14:2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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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과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관계가 더욱 끈끈해지고 있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은 아람코와의 관계를 다지기 위해 일찍부터 공을 들였다. 두 회사의 관계는 친환경에서 신사업을 찾고자 하는 ‘마스터플랜’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245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기선</a> 공들인 현대중공업 아람코 협력, 친환경 신사업 기회로 돌아와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

4일 한국조선해양에 따르면 한국선급과 함께 수소운반선과 수소추진선 등 수소선박의 글로벌 첫 국제표준을 개발하고 이를 2022년까지 국제해사기구(IMO)에 제출해 인정받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수소시장의 개화와 함께 다가올 수소선박의 시대를 선점하기 위한 시도다.

조선업계는 정기선 실장이 주도한 현대중공업그룹과 아람코의 ‘수소 프로젝트’로 한국조선해양이 수소선박의 수주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고 바라본다.

앞서 3일 현대중공업그룹과 아람코는 현대오일뱅크가 아람코에서 LPG(액화석유가스)를 수입해 블루수소를 생산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신사업 프로젝트를 발족했다.

블루수소란 가스 등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고 배출되는 탄소를 별도로 처리하는 방식을 말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오일뱅크가 생산하는 수소를 탈황설비에 투입하거나 차량 및 발전용 연료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아람코도 발전용 연료로서 수소가 필요하다.

아람코는 2025년까지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을 탄소제로 도시로 재구축하는 ‘네옴(NEOM)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도시의 전력계획은 수소와 암모니아 등 미래연료에 기반을 둔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의 블루수소사업이 안정화하면 생산한 수소를 아람코 네옴 프로젝트에 공급할 수도 있다”며 “수소를 운반할 선박을 한국조선해양이 수주하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소 프로젝트는 개별 계열사 차원을 넘어 현대중공업그룹과 아람코가 기업집단 차원에서 친환경 신사업을 추진하는 계획인 셈이다.

정 실장은 현대중공업그룹과 아람코의 협력관계를 일찍부터 진두지휘했다.

전무 시절이었던 2015년 현대중공업그룹과 아람코가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직접 서명했다.

2016년에는 두 회사가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 합작 조선소를 짓는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장관과 아람코 경영진 등 고위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합작 조선소 IMI(International Maritime Industries)는 올해 안 완공을 목표로 지어지고 있다.

당시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은 아람코와 협력관계와 관련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아람코와 협력건은 정기선 전무가 더 잘 안다”며 정 실장에게 공을 돌렸다.

아민 알 나세르 아람코 CEO가 “정 전무의 사업기회를 포착하는 예리함은 정주영 일가의 DNA다”고 칭찬한 일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두 회사의 끈끈한 관계는 아람코가 2019년 현대오일뱅크 지분 17%를 1조3700억 원에 사들이는 것으로 이어졌다.

이 거래로 아람코는 동아시아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게 됐고 현대중공업그룹은 신사업을 육성하기 위한 재원을 확보했다.

재계에서는 현대중공업지주가 미래사업으로 육성하던 로봇사업부문을 2020년 현대로보틱스로 물적분할해 독립법인을 설립한 것도 아람코의 재정적 기여가 바탕이 된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정 실장은 그룹 지주사 경영지원실장으로서 계열사들의 신사업 전략을 주관하고 있다. 정 실장의 그룹 신사업계획은 친환경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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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옴 프로젝트 공식 유튜브 영상에서 공개된 신도시 네옴의 예상도.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계열사 현대중공업의 기업공개를 올해 안에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1월 내놨다.

상장을 통해 1조 원을 확보한 뒤 이를 친환경선박이나 자율운항선박 등 미래선박 관련 기술의 개발에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9월 탄소배출량 저감계획을 내놨다. 2050년까지 정유공장의 탄소배출량을 현재의 70% 수준까지 줄이기 위해 공장 가동 중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탄산칼슘과 메탄올 등 산업원료로 전환하는 사업 등 다양한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주력사업인 조선과 정유는 적지 않은 환경오염을 동반한다.

그린론(친환경 대출)이나 ESG(환경·사회·지배구조)채권 등을 통한 자금조달이 활발해지는 시대다. 기업의 환경역량이 경영활동과 직결하는 만큼 정 실장도 친환경을 지향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정 실장은 그동안 공들여 온 현대중공업그룹과 아람코의 관계를 통해 그룹의 사업적 외연을 넓히고 환경 약점을 극복하는 기회를 열고 있는 셈이다.

정 실장은 3일 수소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한 업무협약서에 서명하며 “이번 협약은 수소 드림(Dream)을 꿈꾸는 두 회사가 협력해 내딛는 첫 걸음이다”며 “현대중공업그룹은 아람코와 함께 친환경에너지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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