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다음 회장을 1년 더 맡는 쪽으로 기울면서 하나금융지주 사장단인사도 세대교체보다 안정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전망된다.
김 회장이 1년 더 하게 되면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승계 준비를 마무리해야 하는 만큼 그동안 손발을 맞춰왔던 계열사 대표이사에게 경영능력을 보여줄 기회를 더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회장 최종후보군에 포함되지 못한
이진국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의 연임 여부를 두고는 엇갈린 시선이 나온다.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의 1년 연임이 유력해지면서 김 회장이 4기를 어떻게 꾸릴지에도 벌써부터 시선이 몰리고 있다.
김 회장이 다음 하나금융지주 회장 최종후보군에 포함된 뒤 금융당국에서도 하나금융지주 이사회의 판단을 존중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면서 김 회장의 재연임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3월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주요 계열사 사장들은
지성규 하나은행장,
이진국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윤규선 하나캐피탈 대표이사 사장,
장경훈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 등이다.
김 회장이 연임하면 곧바로 주요 계열사 대표인사를 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이 다음 회장후보군을 형성하게 된다.
김 회장이 그동안 손발을 맞춰왔던 대표이사들에게 경영능력을 발휘하도록 하고 회장후보군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할 가능성이 크다.
새로운 인물을 중용해 경영능력을 평가하기에는 1년이라는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이다.
지 행장을 비롯한 계열사 사장들이 탄탄한 실적을 올리고 있는 점도 이번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에서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안정에 방점을 둘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지 행장은 첫 임기 2년 동안 디지털 전환과 해외사업 강화 등에서 성과를 보여줬다.
지난해 하나은행이 순이익 2조101억 원을 거둬 2019년보다 6.1% 감소했지만 저금리 기조, 코로나19 등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진국 부회장,
윤규선,
장경훈 사장도 각각 하나금융투자, 하나캐피탈, 하나카드의 실적 증가를 이끌었다.
이 부회장은 2019년 3월 세 번째 임기를 시작했는데 2019년에 이어 2020년에도 하나금융투자의 사상 최대실적 순이익 4109억 원을 달성했다. 순이익 4천억 원을 넘은 것도 지난해가 처음이다.
하나캐피탈은 윤 사장체제에서 하나금융지주에서 비은행부문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았다.
하나캐피탈은 지난해 순이익 1772억 원을 거두며 사상 최대실적을 냈다. 2019년보다 64.5% 증가했다.
하나카드도 2019년 부진을 털고 2020년 순이익 1545억 원 거뒀다. 2019년보다 순이익이 174.4% 증가했다.
주요 계열사 사장들이
김정태 회장이 세운 큰 그림을 실행에 옮기며 하나금융지주의 성장에 큰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가운데
이진국 부회장을 두고는 교체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이 부회장은
함영주 부회장과 함께 김 회장을 뒤를 이을 후보군으로 거명돼 왔는데 이번에 최종 후보군에 들지 못했다.
하나금융지주 회장 선임절차를 앞두고 불거진 선행매매 논란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의 법적 리스크가 계열사 대표이사 선정 과정에서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회장 최종후보 추천을 마무리한 뒤 계열사 사장단인사를 시작한다.
하나금융지주 계열사들이 3월 초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와 관련해 주주총회에 상정할 안건을 결정해야 하는 만큼 그전까지 그룹 임원후보추천위에서 후보를 결정해 각 계열사에 전달해야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