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이 코로나19 치료제 나파벨탄을 놓고 조만간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 품목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가 먼저 조건부허가를 승인받았지만 종근당은 나파벨탄이 국내 코로나19 치료제시장에서 충분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9일 제약바이오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의 나파벨탄이 곧 2번째 국산 코로나19 치료제로 이름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러시아에서 중증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2상 결과가 나쁘지 않았고 상황의 시급성 등을 따져봤을 때 조건부허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종근당이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나파벨탄의 출시가 임박했다”고 바라봤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도 “중증 고위험군 환자 대상의 코로나19 치료제 나파벨탄은 이번 달 국내에서 조건부 승인을 신청해 3~4월경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종근당은 러시아에서 나파벨탄의 임상2상 자료를 넘겨받는 대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허가를 신청하기 위한 서류 작성에 들어갈 것으로 파악된다.
종근당은 애초 1월에 조건부허가를 신청하려 했으나 임상2상 자료의 국내 도착이 늦어지면서 2월 안에 조건부허가를 신청하는 쪽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종근당 관계자는 “러시아에서 임상2상 자료가 도착했는지는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면서도 “자료를 넘겨받는 대로 조건부 허가를 신청하기 위한 서류작업을 시작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나파벨탄이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종근당은 내다본다.
렉키로나주가 경증 고위험군 및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조건부허가를 받은 반면 종근당의 나파벨탄은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GC녹십자도 1분기 안에 코로나19 중증환자 대상 혈장 치료제의 조건부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으나 대량생산에서 한계를 안고 있어 중증환자 치료 수요를 모두 감당하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GC녹십자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에서 면역원성을 갖춘 항체를 추출해 혈장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완치자의 혈장 공여가 꼭 필요한 만큼 대량생산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GC녹십자는 2020년 12월 임상2상 시험 환자 60명의 등록과 투약을 모두 마치고 현재 시험결과를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에서도 처방되고 있는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의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점은 나파벨탄을 향한 기대감을 더욱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나파벨탄은 혈액항응고제 및 급성췌장염 치료제로 종근당은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 따르면 나파벨탄의 주성분인 나파모스타트는 현재 코로나19 표준치료제로 인정받고 있는 렘데시비르보다 바이러스 감염 억제효능이 탁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파모스타트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인체세포 침투 과정에 주요 역할을 하는 단백질분해효소(TMPRSS2)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게다가 나파벨탄은 기존에 있던 약물을 활용하는 만큼 안전성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대응은 미지수라는 점은 향후 나파벨탄이 국내 코로나19 치료제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는 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
종근당은 나파벨탄의 러시아 임상2상에서 변이 바이러스 대응 여부는 시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종근당 관계자는 “우선 공익적 측면에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접근하고 있다”며 “수익성이나 해외진출 문제는 당장 따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