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택배운송자 자격을 다시 취득하며 다른 온라인쇼핑몰의 물량까지 배송하는 3자 물류시장에 발을 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
7일 물류업계에서는 쿠팡이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를 통해 신규사업자로 택배시장에 진출함으로써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2020년 누적 기준 택배시장 점유율은 CJ대한통운이 50%, 한진 14%, 롯데글로벌로지스 13%, 우체국택배 8%, 로젠택배 7% 등으로 파악된다.
물류업계에서는 2019년 기준으로 연간 물동량이 약 5억 박스에 달하는 쿠팡이 택배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중장기적으로 기존 택배시장의 ‘1강2중’ 구도를 흔들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각 택배업체가 취급하는 택배물동량을 기준으로 하면 쿠팡은 택배업계 2위로 올라서게 된다. 2019년 기준 택배회사별 물동량은 CJ대한통운 13억2010만 개, 롯데글로벌로지스 3억8760만 개, 한진 3억6885만 개 등으로 파악된다.
쿠팡은 2018년 화물운송사업자 자격을 취득했지만 내부물량이 급증하면서 외부물량을 소화하기 어려워 2019년 자진해 반납했다.
하지만 3자 물류사업을 통한 풀필먼트사업을 전개하기 위해 이번에 다시 자격을 취득한 것으로 풀이된다.
풀필먼트서비스는 물류업체가 판매자의 위탁을 받아 보관, 포장, 배송, 재고관리 및 고객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대행해주는 것을 말한다. 풀필먼트는 판매자로부터 배송위탁을 받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3자 물류가 반드시 필요하다.
쿠팡은 택배사업자 승인을 다시 받음으로써 풀필먼트사업의 일종인 로켓배송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로켓배송은 쿠팡의 직매입 사업모델이자 차별화된 익일배송서비스다.
쿠팡은 이번에 택배사업자를 다시 취득하게 됨에 따라 로켓배송의 품목을 직매입상품뿐만 아니라 쿠팡 오픈마켓에서 판매하는 물건까지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쿠팡의 오픈마켓 상품은 3억~4억 개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쿠팡은 택배사업자 자격의 재취득을 대비해 물류인프라를 다지는 작업도 해왔다.
쿠팡은 2020년 자체 물류센터와 배송시스템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분류, 포장, 적재, 배송 과정을 개선하고 최근 2년 동안 자동화설비에만 4850억 원을 투자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광주, 김천, 제천, 함양에서 첨단물류센터 건립에 들어가기도 했다.
쿠팡은 택배사업에서 지입제인 일반 택배회사와 달리 직영체제를 도입해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보겠다는 포부도 보였다.
쿠팡로지스틱스는 택배기사의 개인 희망에 따라 직접고용과 위탁운영을 병행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다양한 배송서비스 도입과 확대를 통해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택배사업자 자격을 다시 신청하게 됐다”며 “택배사업의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