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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갈팡질팡, SK그룹의 '오너 리스크' 장기화 조짐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5-12-31 14:4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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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갈팡질팡, SK그룹의 '오너 리스크' 장기화 조짐  
▲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혼하겠다.”(최태원)->“이혼하지 않겠다.”(노소영)->“커밍아웃한 것이다.”(최태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진짜 속내는 무엇일까?

최 회장이 이혼결심을 담은 편지를 공개한 뒤 거센 후폭풍을 만나 갈팡질팡하고 있다.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이 이혼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최 회장도 이혼소송까지 갈 생각은 없는 듯 한 발 물러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측근을 통해 “(이혼)소송할 것 같으면 이런 일을 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가정사에 대해 커밍아웃한 것이며 이혼문제에 대해서 노 관장과 대화로 풀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 스캔들은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꼬이며 SK그룹 경영에도 부담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노 관장이 합의이혼을 거부할 경우 최 회장이 취할 수 있는 길은 소송을 통하는 방법밖에 없다. 그러나 이혼소송으로 갈 경우 최 회장은 유책 배우자로서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인다.

최 회장은 자필편지에서 노 관장과 혼인관계를 정리하고 내연녀 김모씨, 6살 난 딸과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뜻을 확실히 밝혔다. 하지만 소송에서 불리한 상황을 감안한 때문인지 소송 대신 대화로 풀겠다는 입장으로 한 발 물러났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그룹 경영권까지 내놓을 각오를 하지 않는 한 현상태로 이혼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4조2천억 여원으로 추산되는 재산 대부분이 SK그룹 계열사 지분이다. 이혼소송을 제기해 재산분할과 위자료 지급 등이 이뤄질 경우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다.

재계 관계자들은 최 회장이 법적 정리를 하지 않은 채 노 관장과 별거생활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한다. 최 회장은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아 감옥을 나온 뒤부터 이미 김씨와 서울 모처에서 함께 거주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의 가정사는 지극히 개인적 일이지만 기업에도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혼소송이든 별거상태든 사태가 이미 만천하에 알려진 만큼 두 사람이 극적으로 화해하지 않는 한 SK그룹에 잠재적 위험요인으로 남을 수 있다.

재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커밍아웃해서 최 회장 자신은 언제 추문이 공개될지 모른다는 불안에서 해방됐을지 모르지만 재벌그룹 총수가 두 집 살림을 이어가는 상황은 국민정서에서 용납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갈팡질팡, SK그룹의 '오너 리스크' 장기화 조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
최 회장의 이혼결심이 알려진 뒤 SK그룹 계열사 시가총액이 2조3천억 원 가량 증발했다. 상장 계열사 10곳 가운데 6곳이 이틀 동안 주가가 떨어졌다.

특히 오너 일가 지분이 많은 지주사 SK와 노태우 전 대통령시절 특혜를 받은 것으로 지목된 SK텔레콤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논란이 커지면서 주변인들에게 불똥도 튀고 있다.

최 회장의 사촌형인 최신원 SKC 회장이 대표적이다. 최신원 회장은 지난 30일 연말 봉사활동 현장에서 최태원 회장을 두둔하는 발언을 해 뭇매를 맞고 있다.

최신원 회장은 “부부가 살다가 뜻이 맞지 않으면 그럴 수 있다고 본다” “사람이 살면서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너무 비난만 하지 말고 포용하면 좋겠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안이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특사결정에 대한 비판적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경제활성화를 내세워 재벌 총수 가운데 유일하게 최 회장을 사면복권 대상에 올렸다.

하지만 최 회장이 경영복귀 넉 달 만에 불륜과 혼외자 스캔들의 주인공이 되면서 박 대통령의 석방취지도 무색하게 됐다.

최 회장은 스캔들이 터진 뒤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두문불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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