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허 카젬 한국GM 대표이사 사장이 GM 본사로부터 전기차 관련 신규 투자를 받을 수 있을까?
카젬 사장으로서는 GM의 투자를 위해 임금협상의 주기를 늘려 생산 차질 가능성을 줄일 환경을 먼저 조성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 카허 카젬 한국GM 대표이사 사장.
다만 노조가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과정에서 임금협상 주기를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변경하는 것과 관련해 반대의견을 내놓은 만큼 노조의 동의를 이끌어내기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4일 한국GM 안팎의 말을 종합해보면 한국GM은 본사 GM의 글로벌 전기차 전략에서 소외된 게 아니냐는 시선이 나온다.
한국GM은 산업은행과 본사GM으로부터 받은 투자금으로 글로벌 전략차종을 생산하기 위해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내연기관차에 국한돼 있다.
세계적으로 시장이 커지는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추가적 투자를 받아야 한다.
더구나 GM은 2035년 이후부터 내연기관차를 생산하지 않고 전기차로 대전환한다는 계획을 내놓으며 ‘GM의 한국 철수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메리 배라 GM 최고경영자(CEO)는 1월28일 링크트인 페이지에서 “2035년까지 GM이 판매하는 차종을 모두 전기차로 채우겠다”며 “이를 통해 204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카젬 사장으로서는 전기차 투자 받아내기 위해 한국GM의 노동환경을 개선해 GM 본사의 신뢰를 쌓아야 할 필요성이 크다.
GM본사가 지속적으로 한국의 노동시장 유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 만큼 카젬 사장이 전기차 관련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한국GM 노조와 임금협상 주기를 1년에서 2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나온다.
특히 GM이 지난해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한국GM 노조)와 임단협 과정에서 파업을 벌이자 약속했던 투자를 재검토하겠다고 한 태도에 비춰보면 노조와 관계를 재정립하는 것이 신규 투자유치에 중요할 것으로 파악된다.
스티브 키퍼 미국 GM 수석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대표는 지난해 한국GM 노조가 파업을 하자 해외언론과 인터뷰에서 “한국GM 노조가 생산물량을 인질로 삼으면서 심각한 재정 타격을 주고 있다”며 “GM은 중국을 포함해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연간 500만 대를 생산할 방안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카젬 사장이 올해 임금협약에서 노조와 협상주기를 늘리는 방안을 별도 협의사항으로 논의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임금협약에서는 기본급이나 성과급 등을 주로 논의하지만 노사가 별도합의사항으로 단체협약 사항을 논의할 수 있다.
협상주기가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나면 회사로서는 그만큼 쟁의행위 등의 문제없이 생산에 더욱 집중할 수 있어 생산 불확실성도 줄일 수 있다.
카젬 사장은 1월28일 제8회 산업발전포럼 및 제12회 자동차산업발전포럼에서 발표자로 나와 “지속되는 노사갈등, 짧은 주기의 노사협상은 사업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비용 증가를 유발한다”며 “한국이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투자를 저해하는 불확실한 노동정책을 우선 풀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GM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국내 전기차 생산과 관련된 계획은 없다"며 "현재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글로벌 전략차종 연구개발과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