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바이오사이언스(현대바이오) 대주주인 씨앤팜이 경구용(먹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진척을 보이면서 코스닥 상장사인 현대바이오를 향한 시장의 시선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현대바이오는 당장 코로나19 치료제 개발과 무관한 데다 씨앤팜이 아직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에 들어가기 전인 만큼 기대가 지나치다는 시선도 나온다.
▲ 오상기 현대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씨앤팜이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동물 효력실험에 들어가면서 현대바이오가 바이오주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바이오 주가는 2020년 12월 초까지만 해도 1만 원대에서 움직였는데 씨앤팜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관련 상황을 내놓을 때마다 상한가를 보이며 한 달 만에 3만 원대까지 올라섰다.
3일 현대바이오 주가는 3만3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씨앤팜이 코스닥이나 코스피에 상장돼 있지 않아 관계사인 현대바이오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향한 기대감이 옮겨간 것으로 풀이된다.
씨앤팜은 2일부터 전북대학교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에서 니클로사마이드 기반 코로나19 치료제의 동물 효력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씨앤팜은 2020년 9월 말 기준으로 현대바이오의 지분 11.81%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하지만 현대바이오 주가가 현대바이오의 사업역량이나 기업가치와 무관하게 너무 부풀려지고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현대바이오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서 씨앤팜과 본격적으로 협력할 가능성도 열려 있지만 당장은 코로나19 치료제 연구개발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바이오 관계자는 “현대바이오가 2일 홈페이지를 통해 씨앤팜의 코로나19 치료제의 동물 효력실험 돌입을 공지한 것은 씨앤팜이 공식 홈페이지가 따로 없기 때문이다”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시판허가 단계에 들어서는 등 진척을 보인다면 현대바이오가 협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씨앤팜이 동물 효력실험에서 좋은 결과를 도출한다고 하더라도 상용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씨앤팜이 구충제 성분인 니클로마사이드 기반의 코로나19 치료제를 경구제로 개발하고 있다는 점을 특히 주목하고 있다.
관건은 니클로사마이드의 체내 흡수율이다. 대웅제약도 니클로사마이드 기반의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지만 체내 흡수율을 고려해 주사제 형식으로 개발하고 있다.
씨앤팜은 동물실험에서 자체 유·무기 하이브리드 기술로 체내 흡수율 난관을 해결했다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아직 임상시험에 들어가기 전인 만큼 효과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시선이 제약바이오업계에 적지 않다.
경구제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으로는 씨앤팜과 대웅제약, 부광약품, 신풍제약, 압타바이오, 유나이티드제약 등이 있다.
대웅제약이 만성췌장염 치료제 '호이스타정'으로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고 부광약품, 신풍제약, 압타바이오, 유나이티드제약 등이 개발 속도에 있어 상대적으로 뒤쳐져 있지만 꾸준히 개발을 진행 중이다.
니클로사마이드는 세포 내에 바이러스가 증식할 수 있는 산성환경을 중화시켜 바이러스가 숙주세포에 침투하는 것을 막고 증식을 억제하는 기전의 약물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파스퇴르연구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니클로사마이드는 세포실험에서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보다 40배,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보다 26배 높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