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인천시 산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박남춘은 그동안 뿌리산업(주조·금형·용접 등)을 중심으로 인천경제를 이끌어오던 인천 남동산업단지가 노후화로 생산성이 떨어져 앞으로 인천을 이끌 신산업을 육성하지 않으면 인천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박 시장은 1월29일 ‘인천 산업단지 발전전략’에 관한 내용으로 한국산업단지공단 인천지역본부, 한국스마트그린산단사업단, 인천연구원, 인천가톨릭대학교, 검단일반산업단지관리공단과 화상회의를 열었다.
이번 회의는 2020년 정부 일자리위원회가 주관하고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진행한 ‘2021년 산업단지 대개조 지역 공모’에 인천이 선정됨에 따라 새롭게 일정이 잡혔다.
인천시는 이번 산업단지 대개조 공모 선정에 따라 제조업 혁신 및 투자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쾌적한 근로·정주환경을 갖춘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스마트그린기술을 적용한 산업단지 구축을 통해 생산액 1조 원 증가, 좋은 일자리 1만 개 창출, 사람 중심의 공간혁신으로 노동자 만족도 120% 증가를 목표로 사업 추진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박남춘 시장은 “시설 노후화, 근로자 편의시설 부족과 영세기업 증가로 고용의 질이 악화해 청년층 취업 기피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며 “산업단지를 대개조해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노동자 근무환경 개선, 스마트 통합인프라 등 산업단지 혁신을 이뤄 청년들이 찾아오는 미래 첨단 산업단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인천의 지역총샌상(GRDP) 가운데 제조업이 약 25%를 차지하고 있으며 인천 산업단지가 이들 제조업 생산액의 65%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이 인천 산업단지의 혁신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인천경제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산업단지의 생산성이 점점 떨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인천본부가 2020년 7월 발표한 ‘인천지역 GRDP 현황 및 산업구조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인천의 실질 지역총생산은 2018년 기준으로 2017년과 비교해 0.4% 성장했다. 6대 광역시 가운데 울산 다음으로 낮은 성장률이고 전국 평균(2.8%)과 비교해도 매우 낮다.
한국은행은 성장률이 낮아진 원인을 제조업의 부진으로 꼽았다.
인천 제조업의 생산지수 감소세는 2019년(2018년과 비교) -5.8%로 2018년(2017년과 비교) -2.1%보다 확대됐다. 인천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이 전국 평균보다 80% 수준에 불과한 상황도 10년 동안 지속됐다.
한국은행은 인천경제 성장방안으로 바이오, 반도체 등 신성장산업을 중심으로 산업단지를 스마트화해 근로환경 개선과 제조역량을 확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인천에 입주한 바이오기업의 종사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했지만 부가가치 비중은 2017년 이후 정체됐다. 소수 대기업에 의한 바이오제품 생산 중심의 산업구조가 부가가치를 더 높이고 중소벤처기업이나 산·학·연 네트워크를 통한 시너지 창출에 한계를 드러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따라서 클러스터 등을 통한 생태계 조성과 제조 스마트화를 통한 체질 개선으로 바이오산업의 성장성을 높여줄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박 시장은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 안의 기존 뿌리산업을 바이오와 소재·부품·장비(소부장)산업으로 전환해 제조업 생산성을 높이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도 1월5일 국내 바이오산업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같은 달 31일 모두 3300억 원을 투입하는 소재부품장비 신규 연구개발(R&D)을 통합 공고하는 등 바이오와 소재부품장비 육성을 위해 애쓰고 있다.
이에 인천 산업단지의 바이오와 소재부품장비 산업 전환이 정부 시책의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인천광역시 산업진흥과 관계자는 1일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신성장산업 기반을 갖추기 위한 기업 유치와 제조혁신 등 인천 남동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을 세웠다”며 “2023년까지 계속되는 큰 사업이고 2021년에 가장 많은 사업비가 투입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