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복합쇼핑몰 개발사업은 이르면 2022년부터 착공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가 상암DMC 특별계획구역 세부개발계획 결정안을 수정결의하면서 이제 교통영향평가 등 추가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됐다”며 “올해는 쉽지 않고 내년에 건축허가를 받아 착공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상암 롯데몰 건립은 롯데그룹이 8년 동안 기다린 사업이다. 롯데쇼핑은 2013년 서울시로부터 상암 부지(면적 2만644㎡)를 1972억 원에 매입했고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시네마 등이 어우러진 서울 서북권 최대 쇼핑단지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상암 롯데몰 건립은 롯데쇼핑의 당초 계획과 크게 달라졌다.
롯데쇼핑은 당초 상암 롯데몰 내 판매시설 비중을 80%로 설정했으나 서울시의 요구로 36.1%로 낮췄야 했다. 판매시설 비중을 낮춘 대신 수익성 보전을 위해 마련한 오피스텔 건설도 당초 목표였던 57%에서 49%로 하향조정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울시가 상암 일대 부족한 지원기능을 채우기 위해 문화, 숙박, 근린생활 시설 등을 추가해 판매시설과 비율을 맞추라고 롯데쇼핑에 권고했다”며 “판매시설과 오피스텔 비중이 낮아진 만큼 롯데쇼핑의 수익성 보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최근 유통사업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이제는 복합쇼핑몰사업이 큰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최근 트렌드의 변화로 대형쇼핑몰에 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8년 전과 같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여당이 복합쇼핑몰에 관해 ‘월 2회 의무휴업’을 강제하는 법안을 처리할 것을 예고하면서 영업활동에 지장이 생길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유통업계는 복합쇼핑몰에서 주말 매출이 평일의 4~5배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월2회 휴무를 했을 때 월매출의 3분의 1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롯데그룹의 대규모 투자여력 여부도 미지수다.
롯데쇼핑 등 그룹의 주요 계열사가 코로나19 사태로 큰 타격을 입으면서 경영 효율화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은 지난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110여 곳의 매장을 정리하는 등 오프라인 구조조정에 힘을 쏟았고 5년 안에 추가적으로 비효율 매장 100곳을 더 정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대한 부실한 오프라인 매장을 정리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인데 새롭게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 다시 재무부담이 커질수 밖에 없다.
2020년 9월 말 기준으로 롯데쇼핑이 떠안고 있는 차입금과 회사채 규모는 10조5570억 원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할 필요성은 높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상암 롯데몰 개발 자체를 원점에서 검토하는 작업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롯데쇼핑은 이와 관련해 계획대로 상암 롯데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 7300억 원 규모의 점포, 물류센터 자산을 롯데리츠에 넘기며 자금을 마련한 만큼 사업을 추진하는데는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을 정리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이는 비효율 매장을 정리하는 것으로 새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상암 롯데몰 개발은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며 “투자 규모 등 구체적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