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타운 리모델링사업은 사업 추진에 필요한 주민동의 3분의 2를 확보하는 절차가 곧 끝나 올해 안에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사장은 남산타운 리모델링사업이 규모와 성징성 면에서 수주할 만한 가치가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남산타운아파트는 5150세대에 이르는 대형 단지로 리모델링 공사비가 역대 최대인 9천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한남동, 옥수동 등 서울 강북지역에서 집값이 높은 지역과 인접해 있어 대규모 단일 단지를 조성한다면 아파트 브랜드 인지도를 크게 높이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김 사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리모델링사업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현대건설, GS건설 등 대형건설사들이 지난해 리모델링사업 수주를 위해 활발히 움직일 때도 대우건설은 자회사 대우에스티를 통한 소규모 리모델링사업 진출계획만 내놓았다.
그동안 김 사장이 리모델링사업에 관심을 두지 않는 이유로는 낮은 수익성이 꼽힌다.
리모델링사업은 기존 아파트의 골조를 남겨둔 채 용적률을 지키는 수준에서 층수를 조금 높이거나 별도 동을 짓는 방식 등으로 이뤄진다.
리모델링을 거쳐도 세대수가 소폭 늘어나고 그나마도 늘어나지 않는 사례가 많아 조합원 분담금만으로 공사가 진행되는 사례가 많다.
재건축, 재개발사업조합은 늘어난 세대를 일반분양한 뒤 이를 공사비에 충당할 수 있어 분담금 부담이 리모델링조합보다 덜하다. 따라서 건설사가 고급자재나 최신 시공기법을 제안해 공사비가 높아지더라도 리모델링조합보다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대형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리모델링사업은 도시정비사업 못지 않게 품이 들지만 조합 분담금을 최소한으로 낮추는 방향으로 입찰이 이뤄져 수익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오래된 아파트 평면을 그대로 유지하다 보니 새 아파트만한 만족감을 주지 못해 시공 후 민원도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런 단점을 메울 수 있을 만한 리모델링사업이 많아 대우건설이 수주전에 잇달아 참여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
올해 서울에서는 남산타운아파트외에도 송파구 가락쌍용1차(2054세대), 성동구 금호벽산(1707가구), 양천구 목동우성2차(1140가구) 리모델링사업 등이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모두 상당한 규모를 갖춘 단지들인 데다 서울에서 도시정비사업의 일감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는 점을 살피면 김 사장이 관심을 지닐만한 사업장이라는 시선이 많다.
김 사장은 올해 리모델링사업에서 수주를 확보한다면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에서 다소 부진했던 아쉬움을 털어낼 수도 있다.
대우건설은 1월에만 서울 동작구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 서울 노원구 상계2구역 재개발사업 등을 따내 올해 수주액이 7천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전체 수주액 8728억 원에 불과 열흘 만에 다가선 셈인데 서울에서 대형리모델링사업을 수주한다면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상위권 진입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리모델링사업에 관심이 있지만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올해 대형 리모델링사업이 많아 참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이를 수주하기 위해 전담조직을 만드는 등 리모델링조직 확대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