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1-01-11 14:5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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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원 빙그레 대표이사 사장이 온라인과 건강기능식품사업 확대로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전 사장은 빙그레가 진출할 수 있는 시장을 끊임없이 발굴해 기존 사업의 리스크를 줄이고 외형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갖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 전창원 빙그레 대표이사 사장.
1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편의점과 마트의 냉장제품 일부의 판매가 다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빙그레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주요제품의 유통채널을 감안한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다만 외부변수 악화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브랜드 시장 지배력을 고려한다면 이후 경쟁업체 대비 빠른 회복속도를 보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바라봤다.
빙그레는 빙과류와 유제품 등 냉동, 냉장식품 위주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그동안 마트와 편의점 등 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대부분을 매출을 내왔다. 따라서 코로나19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 사장은 최근 코로나19로 빙과류 등에서도 온라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판단해 온라인 매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전 사장은 2020년 10월 빙그레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끌레도르’의 구독서비스를 시작했다.
끌레도르는 2005년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콘셉트로 출시돼 2020년까지 누적 매출 2500억 원을 달성한 브랜드다. 끌레도르 정기 구독 서비스는 1만9900원, 2만4900원 2가지 구성으로 운영되며 고객이 서비스를 신청하면 3개월 동안 한 달에 1번, 매번 다른 테마로 구성된 끌레도르 아이스크림을 제공한다.
빙그레에 따르면 아이스크림 끌레도르 정기구독 서비스를 론칭한 뒤 한 달 만에 가입자 수가 500명을 넘어섰다.
빙그레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비대면 구매시장과 정기배송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을 고려해 끌레도르 구독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아이스크림은 제품 특성상 온라인 수요에 한계가 있었다. 소비자들이 ‘주문한 빙과류가 녹아서 배송되지 않을까’하는 걱정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택배를 통해 하루 이틀 걸려 도착하는 빙과류는 최근 아이스팩 대신 드라이아이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폭염 속에서도 단단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이런 변화에 따라 온라인몰에서 빙과류를 사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인터넷쇼핑몰 티몬에 따르면 2020년 7월 한 달 동안 아이스크림 매출은 2019년 7월보다 90% 급증했다.
빙과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양해진 먹거리와 저출산 등의 영향으로 오프라인 빙과제품을 찾는 고객들이 줄어들고 있지만 온라인 매출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며 “특히 고급 아이스크림을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는 비중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 사장은 신사업으로 건강기능식품 통합 브랜드 ‘티에프티(tft)’를 키우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티에프티는 2019년 하위 브랜드로 여성전문 건강 브랜드 ‘비바시티’를 내놓았고 2020년 12월에는 남성 건강 브랜드 ‘마노플랜’을 출시했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바뀐 식품시장 추세에 맞게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빙과사업은 주소비자가 아동층이어서 국내에서는 성장 한계에 부딪혔고 매출이 계절적 영향도 많이 받기 때문에 리스크가 크다.
하지만 건강기능식품은 고령화 추세로 시장규모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건강기능식품을 찾는 사람들이 더 가파르게 늘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강기능식품시장 규모는 2012년 1조7039억 원에서 2019년 4조6699억 원으로 성장했다.
전 사장은 2019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냉장, 냉동제품 위주의 빙그레 사업구조에 변화를 주고 있다. 기존의 사업만으로는 빙그레가 더 이상 성장할 여력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전 사장은 건강기능식품시장 진출 뿐 아니라 2019년 반려동물 전용 생유산균을 출시하는 등 펫푸드시장에서도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전 사장은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빙그레는 성장과 정체의 분기점에서 현재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의 변신과 확장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