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젬 사장으로서는 내년에 SUV차량 라인업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내수판매를 회복해 취임 이후 한국GM의 첫 흑자전환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한국GM 관계자 말을 종합해보면 한국GM은 내년 경영 정상화를 위해 국내에서 5종의 쉐보레 브랜드 수입 신차를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신차 출시는 3종에 머물렀다.
한국GM 관계자는 “2021년에 완전 신차 및 부분변경모델 5개 차종을 출시하겠다”며 “특히 2개 차종 이상의 완전 신차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우선 한국GM이 부분변경모델로 대형SUV 신형 트래버스를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나온다.
GM은 현재 미국에서 트래버스의 2021년형을 판매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2020년형을 판매하고 있어 한국GM은 내년에 신형 모델을 국내에 출시할 수 있다.
2019년 8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대형SUV인 트래버스는 올해 11월까지 3777대를 판매해 한국GM의 SUV 차량 가운데 트랙스와 트레일블레이저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완전 신차로는 2019년 3월 서울모터쇼에서 선보인 초대형SUV ‘타호’를 비롯해 초대형SUV ‘서버번’, 준대형SUV ‘블레이저’ 등이 내년에 출시될 신차 물망에 오르내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GM은 현재 '트랙스-트레일블레이저-이쿼녹스-트래버스'로 이어지는 SUV 라인업을 짜두고 있는데 내년에 쉐보레의 초대형 SUV 신차 등을 한국에 출시하면서 라인업을 더욱 촘촘히 보강할 수 있다.
더욱이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SUV 판매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SUV 라인업 보강은 내수 판매량 회복에 꼭 필요하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승용차 판매량은 126만111대로 집계됐다.
SUV와 밴형 차량(CDV) 등이 포함된 레저용차량은 같은 기간 65만3880대가 판매돼 전체 승용차 판매량에서 처음으로 절반이 넘는 51.9%를 차지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이런 판매추이를 12월에도 이어간다면 올해 처음으로 국내 승용차 판매에서 레저용 차량 비중이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카젬 사장에게 2021년은 한국GM의 취임 이후 흑자전환 원년이 될 수 있는 만큼 내수판매 회복은 중요하다.
한국GM은 2017년까지 6년 연속 내수판매 3위 자리를 지키다 2018년 쌍용차에게 밀려 4위로 밀렸다. 2019년에는 5위로 주저앉았다.
올해도 5위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한국GM은 2020년 들어 11월까지 누적 판매기준으로 7만3695대를 팔아 국내 완성차 회사 가운데 5위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4위인 쌍용차는 7만9439대를 판매해 한국GM과 5744대 차이가 난다.
한국GM이 생산하고 있는 차종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내수판매까지 회복하면 흑자전환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
카젬 사장은 올해 노조와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상을 마무리한 만큼 2021년 초부터 파업에 따른 생산 손실 등의 위험성을 줄여 뒀다.
카젬 사장이 2017년 9월 한국GM 사장에 취임한 뒤로 사실상 처음 연내 타결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한국GM은 2018년 4월 기업회생 신청을 앞두고 노조와 임단협에 잠정합의한 것을 제외하면 2017년과 2019년 각각 이듬해 1월과 4월에야 임단협을 마무리지었다.
카젬 사장에게 한국GM의 적자 탈출은 취임 때부터 설정한 목표이자 핵심 과제다.
카젬 사장은 올해 노사 교섭이 난항에 빠졌을 때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우리의 주요 수출물량을 유지하는 것은 한국GM의 경영 정상화를 실천하는 데 결정적 요인”이라며 “노사가 더 이상 손실과 갈등 없이 올해 임금과 단체교섭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GM은 2015년 영업손실 1192억 원을 시작으로 6년 연속 영업손실을 보면서 적자규모가 3조 원에 이른다. 올해도 코로나19와 노조의 파업 등의 영향으로 영업손실을 이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