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이 비대면시대를 맞아 커머스사업부문의 디지털 전환에 힘을 쏟고 있다.
구 사장은 T커머스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KTH와 모바일쿠폰사업 자회사 KT엠하우스를 합병한 데 이어 온라인 동영상플랫폼 ‘시즌’에서 라이브쇼핑 방송을 시작하면서 급변하는 커머스시장 환경 대응에 나섰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따른 소비행태의 변화,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로 물건을 직접 볼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의 장점과 온라인쇼핑의 편리함을 결합한 ‘라이브커머스’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분석을 보면 2020년 국내 라이브커머스시장 규모는 약 3조 원에 이르고 있는데 2023년까지 8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9월 기준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14조3701억 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작은 시장이 아니다.
구 사장은 이런 시장 흐름을 겨냥해 KT의 커머스사업 전략의 방점을 모바일에 찍었다.
KT는 최근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시즌’ 플랫폼을 통해 모바일기기 환경에 최적화한 세로형 라이브커머스방송 ‘쇼핑라이브’를 도입했다.
라이브커머스는 생방송을 통해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한다는 점에서 기존 홈쇼핑, T커머스와 같은 형태이지만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다는 점, 이용자와 판매자 사이 실시간 소통에 힘이 실렸다는 점에서 다르다.
KT의 통신사업을 통한 모바일 네트워크 운영경험과 인프라,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 역량이 사업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KT는 우선 현대홈쇼핑, GS홈쇼핑 등과 제휴해 쇼핑라이브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신세계TV쇼핑, KTH 등 콘텐츠 협력대상을 넓혀가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2021년에는 쇼핑라이브에서 스마트폰 판매 방송 등도 진행하면서 2030세대 고객을 겨냥한 상품을 늘리고 KT의 빅데이터기술을 적용해 맞춤형 상품 추천기능도 고도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구 사장은 KT 커머스사업 근본적 체질 전환을 위해 관련 계열사의 구조조정도 단행했다.
KT는 11월30일 TV쇼핑 중심의 KTH와 모바일쿠폰 ‘기프티쇼’사업을 하는 KT엠하우스의 합병을 발표하고 2021년 상반기까지 기업결합 작업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KT는 합병을 통해 모바일 중심의 새로운 사업을 강화하고 디지털커머스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구 사장이 취임 뒤 여러 차례 주요 경영과제로 꼽아온 계열사 구조조정의 첫 타자로 커머스부문을 선택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커머스시장의 급격한 변화가 KT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구 사장은 성과가 부진한 계열사를 정리하고 성장 잠재력이 있는 신산업 중심의 계열사 전진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비대면시대 커머스시장은 구 사장이 강조한 계열사 사이 시너지 강화, 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 변화 전략 등을 실전에 녹여낼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현재 온라인쇼핑을 비롯한 커머스업계는 카카오가 모바일쿠폰인 카카오톡의 선물하기 등을 앞세워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는 등 시장의 판이 바뀌고 있다.
네이버는 예능형 라이브커머스 콘텐츠를 내놓기도 하는 등 쇼핑방송이 2030세대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콘텐츠가 되기도 한다.
구 사장은 10월 대표 취임 7개월 만의 공식 기자간담회에서 "통신사업은 더 이상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비통신사업을 키워 KT의 통신과 비통신사업 매출 비중을 5대 5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현재 KT는 비통신사업부문 매출비중이 약 40%가량을 차지한다.
구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KT는 2021년에는 구조적 변화에 초점을 맞춰 ‘통신기업(텔코)’에서 ‘디지털 플랫폼기업(디지코)’로 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